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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전용­한자혼용 잣대는‘컴퓨터화’/조석환 평택대 교수(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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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전용­한자혼용 잣대는‘컴퓨터화’/조석환 평택대 교수(발언대)

입력
1998.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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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음성인식과 합성, 기계번역기술을 통해 통역시스템을 개발하는 고난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북쪽에서는 이러한 연구를 위해 조선어 빈도사전을 끝내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한글전용과 한자혼용 사이에서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오늘과 같은 정보화시대에 한글전용이냐, 한자혼용이냐 판단의 잣대는 얼마나 컴퓨터로 잘 처리되느냐가 되어야 한다. 한글은 그 특성상 로마자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 호환성면에서 한자나 일본문자에 비해 단연 유리한 위치에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로마자와는 별도의 정보시스템 구성에도 아주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글 정보화에 있어서 우리는 로마자 시스템과의 호환성에만 골몰해 왔지 한글의 독창적 구성이라는 측면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자 혼용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한글문자의 컴퓨터 내부 표현방식은 한글 코드기술이며, 한글문자의 출력방식은 표기기술을 말한다. 이와 같은 기술을 개발하는데 있어서는 어떤 코드가 국제규격에 맞고, 어떤 방법과 기술이 보다 효율적이며 경제적인가가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이런 실질적인 측면은 도외시하고 고리타분한 논쟁만 되풀이하면 세계에서 가장 간편한 한글문자 코드가 가장 복잡한 문자체계로 전락할 수 있으며 한자혼용 논란도 계속 일어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글전용이냐, 한자혼용이냐의 논쟁이 남쪽의 전유물은 아니다. 국어정보 처리기술이 우리보다 앞선 북쪽을 의식해야 한다. 국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은 무궁무진하다. 남북이 국어정보의 컴퓨터화를 공동연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남북이 국어정보 연구성과를 서로 공개하여 공동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도 지원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는 한글 컴퓨터처리기술과 관련하여 현재 쓰고 있거나 제안된 규격 및 기술에 대한 평가를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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