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소재·자화상 같은 이야기에 공감/KBS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출연자 매회 오디션 선발.청소년 감성 섬세한 접근/MBC ‘여자를 말한다’아내 구타·성희롱·결혼 등 뚜렷한 주제의식 부각사랑으로 포장된 남녀의 불륜, 보통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진 주인공들의 과소비와 호화생활,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 TV드라마가 홍수처럼 쏟아지지만 내용은 이처럼 뻔하다. 그래서 식상할대로 식상한 드라마의 틈을 비집고 방영 초부터 청소년과 여성문제에 눈을 돌린 테마 드라마 2편이 갈수록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있다.
KBS1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월 오후 7시35분)와 MBC 「여자를 말한다」(금 오후 7시30분). 두 드라마는 각각 청소년과 여성문제에 관한 다양한 소재를 선택, 극화를 통한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는 대표적인 테마드라마. 「신세대보고…」는 지난해 방송위원회가 선정하는 한국방송대상 청소년부문상을 수상했다.
95년 2월23일 첫 방영된 「신세대보고…」(연출 김형일 박찬홍 등 6명)는 지금까지 151편을 내보냈다. 다큐멘터리 성격을 살리기 위해 매회 주연·조연·단역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는 것이 큰 특징. 외모콤플렉스를 다룬 「예뻐지고 말테야」, 교실내 도박문제를 그린 「교실 라스베이거스」, 청소년사회에 침투한 일본문화를 고발한 「굿바이 도쿄」등이 호평을 받았다.
지난 달 30일에는 청소년의 집단괴롭힘(이지메) 실태와 이를 둘러싼 청소년의 섬세한 감정변화를 추적한 「201의 실종」이 방영됐으며, 13일에는 여학생 사이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열등의식을 그린 「나의 아름다운 친구」를 내보낸다. 제작팀은 신세대의 생생한 목소리와 고민을 전달하기 위해 고교생 10명으로 인턴PD팀을 구성, 매월 2∼3차례 기획회의를 갖고 있다. 김형일 팀장은 『청소년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어른들은 신세대의 숨겨진 모습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제작방향』이라고 밝혔다.
96년 10월26일 첫 회 「우울한 시대의 여자」편을 방송한 「여자를 말한다」(연출 최태규 배한천)는 아내구타, 직장내 성희롱, 남아선호등 각종 여성문제를 극화한다. 방영초에는 탤런트 최명길이 MC를 맡았으나 최근에는 드라마가 끝난뒤 주연배우가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 작품에서 전하고자 했던 주제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27일에는 결혼을 앞둔 여성의 심리변화를 그린 「결혼 D30일」, 3일에는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부부들의 실태를 다룬 「컴 온 베이비」를 방영했으며, 제65회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10일)에서는 위암선고를 받은 임산부의 따뜻한 모성애를 다룬다.
한편 3월6일 처음 방송된 EBS 청소년드라마 「내일」(금 오후 6시30분, 연출 이창용)은 두 드라마와 달리 김승환 이아현 강현종 이정일등 고정 출연진을 내세워 드라마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외국어고 1년생들의 일상사를 폭넓게 다루는 「내일」은 10일 「공존의 이유」편을 통해 학교생활이 무의미하게 느껴진 주인공들의 방황과 갈등을 그릴 예정이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이승정 부장은 『기존 드라마가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접근법으로 청소년·여성문제를 다룬 데 비해 이들 드라마는 뚜렷한 주제의식을 갖고 나름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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