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문안병수 접촉 대선전략인가/박일룡 前 차장 추가 사법처리되나/흑금성공작 안기부 직접 개입했나잦아드는 듯했던 북풍(北風)이 이번 주내 이뤄질 안기부 내부 조사자료의 검찰 이관을 계기로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기부의 자체감찰 내용을 토대로 이뤄질 검찰 수사에서 주목되는 핵심 사안은 크게 세가지.
우선 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 의원과 북한 안병수(安炳洙) 조평통위원장대리의 지난해 11월 베이징(北京)접촉이 구여권의 대선전략차원에서 이뤄졌는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우연한 만남」임을 주장해 온 정의원이 최근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만났다』고 진술을 번복한게 계기가 됐다.
『정상회담 추진 주장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는게 사정당국의 주된 시각이다. 당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관계가 최악의 상태였으며 정의원이 민주계중진중 가장 적극적으로 이회창(李會昌)후보진영에 가담하고 있었던 점등이 그 근거다.
사정당국은 이같은 정황에 비춰 정의원이 구여권 대선전략차원에서 금전을 매개로 대북 거래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감추기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검찰 수사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오익제(吳益濟) 편지사건과 관련해서는 권영해(權寧海) 전 부장외에 박일룡(朴一龍) 전 1차장등 안기부 전직고위간부의 추가 사법처리 여부에 시선이 쏠려있다. 한 사정당국자는 『박전차장의 사법처리는 이 사건에 그가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씨에 대한 안기부 자체 조사는 과거 부하들이 맡았던 탓인지 별 소득이 없다』며 『자존심을 자극할 정도로 혹독한 검찰 조사에서는 뭔가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이 사건의 핵심 실무간부인 고성진전안기부 103실장등 일부 실무자들은 안기부법 위반혐의등으로 사법처리될 게 확실하다.
이중첩자로 알려진 「흑금성」의 구야권 공작에 안기부가 직접 개입했는지도 속시원히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안기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부 조사결과 흑금성이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DJ를 돕기 위해 국민회의와 접촉했으나 나중에는 안기부에 이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정치공작 담당부서의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흑금성의 보고서에 국민회의의 대북커넥션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조작, 가필한 보고서를 만들어 신여권에 대한 협박용으로 사용하려 했다』고 설명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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