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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미술관/헥토르 펠리치아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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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미술관/헥토르 펠리치아노 지음

입력
1998.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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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미술품 약탈 파헤쳐/화가에 대한 열등감이 원인/화상·경매업자 등이 공범 역할히틀러는 한때 화가를 꿈꾸었다. 하지만 그는 빈미술아카데미 시험에서 두번 떨어졌고 건축학교 입학도 실패했다. 그는 엽서나 광고포스터를 그려 팔아 생계를 꾸려나갔다. 화가에 대한 동경과 열등감은 결국 권력을 동원, 명화를 약탈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로 이어진다.

「사라진 미술관」은 히틀러의 미술침략사를 그리고 있다. 1920년대부터 컬렉션을 시작한 히틀러는 「꿈에 그리던」 파리에 입성하자 미술품보호부, 파리주재 독일대사관, 로젠베르크 전국특별참모부(ERR)등 3개 기관을 통해 얀 베르메르, 반 아이크, 렘브란트, 드가, 모네, 세잔, 피카소등의 작품을 약탈해 독일로 공수했다.

나치는 로스차일드, 로젠베르크, 베른하임 죈느, 다비드 베일, 슐로스등 유럽의 5대 컬렉터를 포함, 수 많은 소장가를 협박해 작품을 몰수하거나 헐값에 사들이는 방법을 통해 8,000여점을 수집했다. 45년 4월30일 히틀러는 자살 몇시간 전 『모든 재산을 당에 헌납하겠다』고 선언하고 『미술품수집은 사리사욕이 아니라 다뉴브강가의 고향 린츠에 미술관을 세우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했다. 다행히 히틀러와 괴링이 탐낸 로스차일드가의 소장품은 프랑스로 되돌아왔지만 상당수의 작품은 아직까지 소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기자출신인 헥토르 펠리치아노는 7년간 유럽전역에서 수집한 기밀문서, 나치수집목록, 미술관 카탈로그등의 방대한 자료를 통해 나치의 미술품약탈에는 파렴치한 화상과 경매업자, 그리고 독일관료들이 공범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혹독한 시련으로 역사는 단절될 수 있지만 그 맥을 복원하는 일은 후대의 몫이라는 것을 그는 책으로 말하고 있다. 한기찬 옮김, 금호문화 발행. 9,000원.<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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