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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코프­트래블러스 합병 세계 최대 금융그룹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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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코프­트래블러스 합병 세계 최대 금융그룹 탄생

입력
1998.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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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권 ‘빅뱅 신호탄’/짝짓기 기습발표에 월街 ‘월요일 쇼크’/100여國서 고객 1억명·수익만 75억弗/은행·증권·보험 원스톱 서비스 초읽기『전세계 100여개국에 1억여명의 고객을 보유한 거대 금융회사. 한 곳에서 예금, 대출 등 통상적인 은행업무는 물론 증권, 보험, 중개업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원 스톱(One­Stop)」 금융서비스 개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순간 월스트리트는 물론 세계금융권은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 거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합병할 것이라는 설(說)은 간간이 흘러 나왔지만 정부의 규제안이 시퍼렇게 살아 있어 「설마」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6일 발표된 씨티그룹 출범 소식은 월가에는 차라리 「기습」에 가까웠다. 또한 규모도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총자산규모 7,000억달러, 수입 500억달러, 경상수익만도 75억달러에 이르는 씨티그룹의 태동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제시했다거나 일본의 도쿄­미쓰비시은행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금융기관으로 부상했다는 순위변동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 규제에 묶여 있던 미 금융업계의 「세계화 빅뱅」이 본격화, 세계 금융권의 대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트래블러스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은 『세계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금융환경이 합병의 동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와 30년지기로 그룹의 공동회장을 맡은 존 리드 씨티코프 회장은 『세계적 서비스를 바라는 고객의 요구에 호응하기 위해』라고 합병취지를 밝혔다.

미 은행은 그간 증권·보험업 진출을 규제하는 글래스­스티걸(Glass­Steagall)법으로 인해 최대규모인 체이스 맨해튼 은행조차 세계 10대 은행에 끼지 못해왔다. 1933년 대공황 당시 금융기관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이 법은 미의회내에서 전근대적인 규제안으로 지적돼 개정 논의가 진행중이었는데 이번 합병으로 개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제임스 리치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합병이 미국의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금융서비스 현대화 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에 대해 한 금융전문가는 『시장(市場)이 워싱턴을 이끌고 있다』고 한마디로 평가했다. 씨티코프와 트래블러스는 일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씨티그룹을 은행지주회사로 등록, 현행법과 정면 배치되는 것을 회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 상업은행을 멸종 동물로 묘사한 저서 「은행가의 죽음」의 저자 론 처나우는 이번 합병을 보면서 『세계 금융판도의 재편은 시작됐다』고 말했다.<뉴욕=윤석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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