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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조정래·최희암/나와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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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조정래·최희암/나와 신문

입력
1998.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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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 연구개발 언론격려 큰 힘▲서정욱(徐廷旭·SK텔레콤 사장)=SK텔레콤의 사장으로, 한 사람의 과학자로 언론을 수없이 접했던 탓에 내겐 잊지못할 기억이 많다. 특히 우리의 통신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린 디지털휴대폰(CDMA)상용화는 참으로 잊지못할 추억이다.

내가 CDMA사업을 맡은 것은 93년 9월이었다. 당시 한 연구소는 사업개시 2년이 지났지만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날로그기술도 없는 상태에서 디지털휴대폰을 개발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무모한 일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뜨거운 열정을 가진 젊은 기자들은 『CDMA 개발은 기술종속국을 벗어날 절호의 기회』라는 필자의 말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언론의 격려는 더할 수 없는 원군이 돼 한층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동인(動因)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96년 1월 1일 국산 CDMA가 인천·부천에서 감격스런 첫 상용전파를 발사하던 날, 기사 한줄 한줄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언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언론인의 생일인 신문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정보통신분야에 관심을 쏟아준 언론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딸과 함께 보는 신문에… ” 항의 곤욕

▲조정래(趙廷來·소설가·동국대 석좌교수)=한국일보에 4년동안 「아리랑」을 연재하면서 독자의 엄한(?) 항의를 받은 것은 꼭 한번이었다. 아리랑의 가사를 바꿔부르는 대목에서 야한 성적 표현을 그대로 썼더니 다음날 제꺽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40대 주부는 『아침마다 딸과 함께 보는 신문인데 그렇게 써서 되느냐』는 것이었다. 그 항의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는 신문의 대중파급력과 도덕성이었다.

우리는 흔히 자기말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신문에 났었는데…』라고 말한다. 이 무의식적 표현은 신문의 공신력에 대한 신뢰이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신문을 사회의 목탁이니 거울이라고 가르친다. 이 얼마나 영광되고 거룩하기까지 한 칭호인가. 그러나 그 칭호에는 신문에 대한 기대와 책무가 동시에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IMF이래 우리 사회에는 불신이 팽배해졌다. 여론조사들은 3대 불신대상으로 정치와 재벌, 언론을 꼽고 있다. 이 민심을 신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흔히들 정경유착이라고 하지만 민심은 「정경언유착」이라고 보고 있다. 다시 신문의 날, 신문이 새롭게 해야할 일이 많다. 진정한 목탁이 되기를 바란다.

◎엉뚱한 기사로 경기 망칠땐 “답답”

▲최희암(崔熙岩·연세대 농구감독)=나는 승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농구감독인 까닭에 매일 아침 신문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간혹 엉뚱한 기사에 온종일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특히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올때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잘못된 기사로 선수들이 영향을 받아 경기를 망칠때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오보는 주로 초보기자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농구계에 처음 나온 기자들의 취재 대상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 취재원의 개인적인 의견을 그대로 옮기다보니 이런 잘못된 기사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특종을 의식한 탓이다. 더구나 90년대 들어 매체가 늘어나면서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사도 간혹 있다. 한번은 이런 기사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모 신문에 기고했다가 곤욕을 치른 경우도 있다. 잘아는 기자들이 뼈있는 농담으로 이의를 제기해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글을 쓰기 앞서 주춤했던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였다. 그렇지만 아마도 내일 아침 일과는 신문을 드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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