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수입 16억弗 될듯이슬람교의 5대 의식중 하나인 성지순례 「하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지는 사우디의 성도 메카를 순례하는 의식으로 이슬람력의 마지막달인 「순례의 달」5일에 시작해 9일에 끝난다. 11억명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이슬람신도는 코란에 따라 일생에 반드시 한번은 성지를 순례해야 한다. 올해 하지행사는 순례자들이 마호메트가 마지막 설교를 한 곳으로 알려진 아라파트산으로 행진한 6일 절정을 이뤘다.
하지 참여인파가 엄청나게 늘어나자 40년대부터 편의시설 신축등에 200억달러 가량의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사우디는 최근 하지를 종교행사가 아닌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에는 순례자수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고, 외국 순례자들이 하지행사기간중 쓸 돈은 무려 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양과 낙타 등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순례자들마다 기념품으로 전자제품과 옷 양탄자 등을 대량 구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지기간중에는 사우디 경제에 활력이 넘친다. 「하지특수」이다. 특히 올해의 순례에는 주변 이슬람국들과 사우디가 정치성이 짙은 집회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변화도 나타났다.
그러나 아프리카나 구소련지역 등에서 온 가난한 순례자들은 자신의 일년치 수입(1,500∼2,100달러)을 하지행사에 전부 쏟아부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하지기간이 되면 메카 주변에선 성지순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양탄자나 망고, 파인애플같은 과일을 팔기 위해 거리를 배회하는 가난한 순례자들이 자주 목격된다. 사우디 당국도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알고 하지기간중에는 순례자들의 상업행위를 허용하는 관용을 베풀고 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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