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전용경기장 신설해야 하는 이유
기존구장 보수 활용해야 하는 이유
2.신설할 경우 각종 장·단점
보수 활용할 경우 각종 장·단점
3.일본과 비교,국민들의 사기 저하 및 국제사회에서의 신인도 추락문제
◎잠실 개조비용 막대… 효용성 낮아/신축경우 산업파급효과도 매우 커/최창신 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총장
1.월드컵 개막식과 개막경기는 40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세계의 스포츠 제전」으로 한국의 당당한 모습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다. 현재의 잠실 주경기장을 국제축구연맹(FIFA)의 요구조건에 맞게 개·보수하려면 기자석, VIP석, 내부배선, 전자통신시설등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붕형태부터 뜯어고쳐 본부석 지붕을 앞쪽으로 연장해 기자석과 VIP석을 완전히 덮도록 해야 되는데 이는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이밖에도 잠실주경기장은 트랙과 주변 공간이 넓어 관중석 한쪽 모서리에서 대각선으로 관전할 경우 운동장까지 무려 204m나 된다. 지붕을 손대지 않는 조건으로도 개·보수에 935억원이 소요되는데 상암동 경기장 신축에 2,000억원이 들어가는 것과 투자가치가 쉽게 대비된다. 잠실경기장 개·보수는 또 올림픽 개·폐막식을 치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훼손시키게 된다.
2.서울 주경기장 신설문제는 잠실경기장 보수와 비교할 때 1,065억원의 차이가 있으나 월드컵 대회의 성패를 좌우하고 일본의 결승전 예상 경기장인 요코하마, 사이타마경기장과 극명하게 대비돼 반드시 신축해야 한다.
프랑스가 생드니 주경기장에 6,000억원을 투자했고 2006년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영국도 5,000억원을 들여 기존의 웸블리경기장을 전면 신축할 예정이다. 눈앞의 경제적 이익만 따지면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2002년 월드컵대회는 부가가치 효과 3조7,000억원, 생산 유발효과 8조원, 고용창출효과 24만명의 경제적 이익을 직접 가져오는 행사다. 이외에도 국가적 대외이미지 제고 효과는 경제적 수치로 계량화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3.일본은 주경기장만 2개를 준비하고 있다. 요코하마는 7,200억원을 투자, 경기장을 이미 완공했고 사이타마도 6,080억원을 들여 주경기장을 짓고 있다. 3월1일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개최된 다이너스티컵 한·일전때 경기장 모습을 우리 모두 보았다. 초봄의 쌀쌀한 날씨에도 새파란 잔디, 대형 전광판, 자동으로 선수를 따라 움직이는 고공 카메라등 첨단 설비등을 완비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신축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잠실 훨씬 적은비용으로 보수가능/축구경기장보다 시급한 시설 많아/정창무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1.만약 기존 잠실주경기장에 문제가 있었다면 88올림픽 축구경기때 이미 드러났을 것이다. 그때는 괜찮았는데 14년이 지난 2002년에만 문제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관중석과 멀어 경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은 상암동 구장이라도 앞자리가 아닌 한 크게 다를 바 없다. 이 문제는 육상 트랙에 보조의자를 설치하면 해결된다. 방송중계도 잠실주경기장의 빈 공간을 활용하고 케이블 등 관련 시설을 설치하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전용구장에서만 경기를 해야한다는 조항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어디에도 없다.
2.잠실경기장을 보수, 활용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수천억원을 들여 새 경기장을 짓는 것은 경제적인 면에서 문제가 많다. 일부에서 잠실경기장을 보수하는데 1,000억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새 경기장을 짓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나 그렇지 않다. 하기에 따라 훨씬 적은 비용으로 보수할 수 있다. 경기장 신축으로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주장도 한정적인 공공재원의 생산적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경기장을 지으면 일자리는 늘어나겠지만 경기장보다 더 시급한 시설은 얼마든지 있다.
94년 미국월드컵 조직위원장인 스콧 트레이어씨는 『경기장당 4게임 이상을 치러야 흑자가 난다』고 말했지만 일본과 나눠 경기를 하기때문에 3.2 게임밖에 할 수 없다. 경기 수만으로도 적자가 예상되는데 경기장까지 새로 짓는 건 낭비다.
3.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건 세계가 다 안다. 빚이 산더미같으면서 경기장만 새로 짓는다고 우리 경제력이 일본과 같아지는 건 아니다. 94년 월드컵때 미국은 대학구장, 미식축구장을 보수해서 활용했다. 프랑스도 신축 경기장이 생드니구장 하나뿐이다. 선진국도 이렇게 기존 구장을 활용하는데 우리가 신축한다면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88올림픽때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건 잠실경기장이 아니라 굴렁쇠였다는 사실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경제 여건에 맞춰 정성껏 대회 준비를 할 때 월드컵은 성공하는 것이다. 국민의 사기도 신축 구장에서 경기를 한다고 올라가는 건 아니다. 월드컵에서 1승이라도 올리면 자연스레 올라간다.
◎재원조달·사후활용 방안 수립을
▲김종(金鍾) 수원대 사회체육학과 교수=월드컵 개막식을 치를 축구 전용구장은 물론 있어야 하지만 건립이 문제되는 이유는 재원조달과 월드컵 이후 활용방안이 체계적으로 수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치도시의 대부분이 재정 자립도가 낮아 국고 보조에 의존하거나 주민에게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 미국은 지난번 월드컵 당시 호텔이나 렌트카 이용자들에게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거나 관광객들에게 일부를 부담시키는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했다. 지방채나 국채를 발행하거나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어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도 한다. 또한 호텔, 백화점, 컨벤션센터등의 상업시설과 함께 건설되어 문화행사 및 국제회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기업이 관리 운영하는 경기장은 관광명소로 수입을 올리는등 경기장 운영업이 유망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기업이 경기장을 건립, 운영하기가 어렵다. 법률적으로 체육시설에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참여유도와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률개정이나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서울 아니면 안된다” 재고해야
▲문준성(文俊成) 인천 문화관광국장=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가 결정된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일본은 경기장 준공을 기념하는 국제축구대회도 열었지만 우리는 귀한 시간을 경기장 선정에 소비하고 있다.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큰 개막전 장소를 선정하는데 「서울이 아니면 안된다」는 논리를 이제는 거두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세계에 이미 알려진 서울보다 경쟁력을 갖춘 배후도시를 부각시키는 것도 국가차원의 이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서해안시대를 주도할 인천지역은 개막전 개최도시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북아시아 거점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2001년 개항되면 서울까지 30분이면 갈 수있다. 고부가 산업의 메카인 송도 미디어밸리는 우리나라 미래의 상징이다. 공사가 한창인 문학경기장은 현재 5만1,000석 규모지만 6만5,000석까지 증축이 가능하다. 강화·옹진군의 풍부한 관광자원도 외국인을 끌어들이기에 손색이 없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볼 때 개막전 도시로 인천이 선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잠실개조 ‘역사적 의미’ 퇴색시켜
▲임번장(林繁藏)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월드컵을 주최하면서 전용경기장을 갖추는 것은 최소한의 의무다. 잠실 종합경기장에서 축구경기를 몇차례 지켜보았다. 그러나 트랙 공간이 너무 많아 관람효과가 떨어졌다. 월드컵에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전용경기장을 신설해야 한다.
경제적인 면 때문에 전용경기장 건설에 반대가 심하고 잠실 주경기장을 개·보수해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은 줄 안다. 그러나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 7만∼10만명으로 예상되는 개막식 관람객을 수용할 주경기장을 임시로 개·보수해 활용한다면 안전성면에서도 상당히 위험하다.
특히 월드컵 개최는 역사적인 일이다. 월드컵 개막식 경기장을 임시로 보수해 사용한 뒤 다시 복구한다면 역사적인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전용구장을 신설한다면 관광 명소로 활용할 수 있다. 관광객 수입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월드컵 전용구장 건설은 돈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증축 보완해 재활용방안 모색을
▲최진우(崔辰宇)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경제적 위기를 감안할 때 서울등 10개 개최도시에 경기장을 하나씩 신축하는 것은 한마디로 낭비다. 지금이라도 기존 경기장을 증축 보완해 재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프랑스는 10개 경기장중 9개를, 일본은 3개를 증축해 활용한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 지방마다 공설운동장이 있지만 연중 가동률은 20∼30%에 불과하다. 그런 시설을 놓고 월드컵을 명분으로 비슷한 시설들을 새로 짓는 것은 중복투자일뿐이다. IMF 사태로 산업의 기반인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도 대폭 축소하는 판국에 스포츠 경기장에 투자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설사 10개 개최도시마다 한곳씩 경기장을 신축하더라도 공동 개최국인 일본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보긴 힘들다. 우리보다 투자여건이 좋은 일본을 흉내내다가는 경기장 시설의 수준만 저하돼 관광객은 일본을 선호하게 되고 월드컵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일본에 빼앗길 위험도 크다. 따라서 한정된 재원을 몇개 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일본의 경기장 수준에 뒤지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상암동 주경기장 신축 정권바뀌며 논란 재연/환호와 감동 생생한데… IMF체제 투자비 무섭고 그러나 이제 시간이 없다
2002년 월드컵 개막식이 열릴 상암월드컵주경기장 신축을 놓고 뒤늦게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96년 5월31일 일본과 함께 월드컵공동개최권을 따낸뒤 2년여가 흘렀지만 아직도 주경기장 신축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2월29일 월드컵개최도시 10곳을 확정지었고 1월22일에는 상암월드컵주경기장을 신축하는 조건으로 서울을 개최도시에 포함시켰으며 이를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한바 있다.
따라서 새 정부 출범 전까지만 해도 상암주경기장의 신축은 첫 삽질만 남겼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부터 신축여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기장규모 축소 등의 논란을 불러온 주범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대량실업, 부도기업의 속출 등으로 온나라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굳이 2,000억원 이상을 들여 전용구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지난해 「최대히트상품」이었던 월드컵축구대표팀이 도쿄에서 일본을 꺾고 승승장구하며 승전보를 전할 때 온국민이 함께 했던 환호와 감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만한 감동과 환호는 2,000억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온 국민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축구를 위한 전용구장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다.
또 전용구장 신축을 주장하는 이들은 국제신인도와 국민정서를 내세운다. 이미 FIFA에 통보한 사항이고 수십억명이 관전하는 개막식을 제대로 된 경기장에서 치르자는 이야기다. 게다가 일본은 벌써 요코하마 경기장 등을 완공해놓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로 서둘러야 한다는 재촉과 국민감정을 고려해 일본과의 균형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잠실경기장을 보수하거나 기존구장을 활용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IMF한파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대규모 경기장 건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비도 문제지만 더욱이 전용구장을 지은 뒤 사후 활용방안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이미 건축중인 경기장의 규모를 FIFA규정에 맞게 증축하든가 잠실주경기장을 보수해 개막식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상암주경기장을 신축하든 잠실주경기장을 보수해 활용하든 하루빨리 결정을 내리고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매진해야 할 때이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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