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의학회는 4월4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4월 첫주는 「정신건강주간」으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생활환경의 변화로 정신질환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핵가족화의 진행으로 가족부양능력은 감소하고 있다. 이때에 불어닥친 IMF체제는 실업과 생활고로 인한 스트레스로 국민의 정신건강상태를 위험수위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어섰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과 미신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화병과 알코올중독과 위궤양이 늘고, 자살기사는 매일 대하게 된다. 계속되는 가족동반자살에 여학생 집단자살사건까지 있었다. 같은 처지의 태국에서 정신질환자가 30%나 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맞이하는 「정신건강의 날」은 그 의미가 크다.엄청난 세계자본이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국가장벽을 넘나드는 이 시대엔 기업의 창업과 퇴출이 신속한 국가만 살아남는다. 외국자본에 의존적인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됐고 그 결과 구조적인 실업이 나타나게 됐다. 고실업시대는 사회안전망을 필요로 한다. 사회안전망은 촘촘한 그물을 치고 가계파탄을 막는 한편, 그물의 탄력성을 유지함으로써 자활노력을 유도하여야 한다. 즉 유연한 노동시장에는 실업스트레스로 인해 가족이 해체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안전망이 전제되어야 한다.
장기입원 위주의 기존 정신보건체계는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선진국에서는 장기입원 위주의 서비스체계가 비치료적이고, 비경제적이며, 비인간적이라는 결론을 얻고 60년대 이래 정신장애자를 지역사회에서 치료하고 재활교육을 시킴으로써 생산적 사회구성원으로 복귀시키는 「지역사회 정신보건체계」로 전환하였다.
우리나라도 지역사회정신보건체계를 조속히 구축하여야 한다. 이같은 사회안전망이야말로 IMF시대 국민의 정신건강을 지키고 경제재도약을 이루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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