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회의(ASEM) 제2차 정상회의가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통합으로 가는 유럽과 경이적 경제성장을 보이던 아시아가 만난 지 2년, 유럽의 사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아시아의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번 ASEM회의는 이런 점에서 지난해와 달리 두 대륙의 입장이 크게 다르다.◎아차관·부채연장 등 실질적 지원 촉구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경제위기에 빠진 국가들은 유럽이 차관, 기업부채 연장, 수출신용 공여 등 실질적 도움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아시아국가들은 사전협의를 통해 의장성명의 특별항목이나 별도의 특별성명 형태로 아시아 금융·경제위기에 대한 구체적 공동대응방안이 채택되기를 요구했다.
세계은행(IBRD)에 「아시아신탁기금」을 설치, 유럽이 아시아에 금융감독기술을 제공한다는 안이 유럽의 입장이지만, 신탁기금에 수출신용·투자보험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는게 아시아의 요구다. 아시아국가들은 『유럽이 아시아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서운함을 표시하고 있어 회의과정, 성명형식과 문안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새로운 세계무역협상인 「밀레니엄 라운드」를 ASEM을 통해 제안하려는 유럽에 대해 일본이 반대입장이고, 중국이 틈새를 이용해 발언권 확대를 노리는 등 아시아의 목소리는 갈려 있다.
아시아는 유럽이 알짜 지원은 하지 않으면서 통관 및 안전검증 절차 등 비관세장벽 해제를 통해 아시아 무역의 과실만 추구하고 있다는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아피난 파와나릿 태국 외무부 유럽총국장은 『우리는 번창할 때뿐만 아니라 곤궁할 때도 친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일본책임론 강조 보호무역 등 경계
유럽은 아시아 위기 대처방법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계획과 정책감시강화를 위기대응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IMF 중심론」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있다. 또 쌍방향의 투자확대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촉진행동계획(IPAP)이나 수입기준인증의 공통화를 목표로 하는 무역원활화행동계획(TFAP)의 채택에 힘을 쏟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이 위기를 핑계로 구조개혁과 시장개방을 늦추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유럽이 아시아 위기에 대한 지원책으로 제안한 「아시아 신탁기금」을 뒤집어 보면 그이상의 추가 자금은 지원하지 못하겠다는 의미다. 유럽은 특히 일본이 경제를 활성화하고 내수를 확대해 아시아로부터 값싼 수입품을 받아들이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일본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위기를 이유로 유럽으로부터의 고가수입품을 제한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로 흐르는 경향을 강력히 경계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배제」를 명시하려는 유럽과 반발하는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대립이 특별성명 최종 문안정리의 최대 쟁점이다. 리관유(李光耀) 싱가포르 선임장관은 『아시아 위기에 유럽이 수동적』이라며 『급한 불부터 끄지 않고 장기대책을 말하는 것은 사치』라고 지적했다.<신윤석 기자>신윤석>
□특별성명 초안 요지
1.IMF의 역할강화가 중요하다. 아시아 금융·경제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IMF 개혁 프로그램의 완전실시를 지지한다.
1.금융기술지원을 위해 세계은행내 「아시아 신탁기금」의 설립을 지원한다. 무역이나 투자의 원활화를 위해 투자보호나 수출신용의 공여를 이 기금에 부여한다.
1.아시아의 위기는 보호무역주의적인 반응의 방아쇠가 될 지도 모른다. 보호무역주의의 압력을 제어할 국제적 노력이 불가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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