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복합어는 붙여쓰게.전라 북도→전라북도/문장부호줄임표 … … → ….연월일 98/3/29/로마자표기발음 중점두는 轉寫法대신 어원 밝혀주는 轉字法 채택국립국어연구원(원장 이익섭·李翊燮)은 국민의 어문생활이 보다 편해지도록 각종 규정을 대폭 손질하고 있다.
어문생활을 좌우하는 대표적 규정은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등. 연구원은 이 중에서 외래어표기법을 제외한 나머지 규정을 고치거나 일부 새로 제정하는 작업을 지난 해 2월부터 계속하고 있다. 이원장은 『언어생활과 거리가 있어 지켜지지 않는 비현실적 규정을 정비, 혼란과 불편을 막자는 것이 취지』라고 말했다. 연구원이 마련한 부문별 개정시안을 소개한다.
◇맞춤법=사이시옷, 띄어쓰기, 문장부호등 일부 규정을 바꿨다. 사이시옷은 현실 언어생활을 인정, 한자어와 순우리말의 복합어중 앞 말이 2음절 이상인 한자어 뒤에는 쓰지 않도록 했다. 예를 들면 장밋빛, 수돗물이 아니라 장미빛, 수도물이 맞는 표기가 된다. 화병(火病) 대가(代價)등은 현실적으로 사이시옷을 쓰는 점을 고려, 홧병 댓가로 쓰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심의과정에서 부결됐다.
띄어쓰기규정 가운데는 △하나의 단어가 아닌 어(語)는 앞 단어에 붙여 쓰도록 했고(프랑스어) △현재 띄어 쓰도록 한 호칭어는 붙여 쓸 수 있도록 했으며(김씨) △복합어는 붙여 쓰도록 했고(고등학교, 전라북도, 솔선수범) △수량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붙여 쓸 수 있게 했다(옷 한벌, 연필 한자루).
무덤을 뜻하는 능(陵)의 경우 모음 뒤나 ㄴ 받침 뒤에서는 능으로 표기토록 할 방침(서오능)이었으나 심의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 「생각건대」「용납지 않다」 「공급기로 했다」등 발음과 다소 차이가 있는 맞춤법을 「생각컨대」 「용납치 않다」 「공급키로 하다」등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은 개정폭을 가능한한 최소화한다는 취지에서 개정시안 작성단계에서 제외됐다.
◇문장부호규정=대화를 직접 인용할 때는 따옴표 안의 문장에 마침표를 찍고 다른 문장에 들어간 인용문이나 괄호 안의 문장에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줄임표로 끝나는 문장에도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이에 따라 <“알았다니까.”>, <“가재는 게편이다”는 속담이 있다.>, <시골 뒷간이(화장실이라는 말은 여기서 어울리지 않는다) 안채와는 떨어져 있다.> 는 식으로 쓴다. 줄임표는 6점(……)에서 3점(…)으로 한다. 또 「,」의 이름을 반점에서 쉼표로, [ ]의 명칭은 대괄호에서 각괄호로 바꾼다. 시골>
세로쓰기에만 허용됐던 낫표의 사용을 가로쓰기에도 허용하고 책의 제목에는 겹낫표(『 』), 글·법령·집회의 제목에는 홋낫표(「 」)를 쓰도록 새롭게 정했다. 연월일을 간편하게 나타낼 때는 빗금(/)을 써 1998년3월29일은 1998/3/29로 쓰고, 쉼표는 수를 천단위로 구분지어 보일 때 쓰지만 연도 번지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쪽수등에는 쓰지 않는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특정한 의미를 가진 날을 나타내는 숫자를 쓸 때는 가운뎃점만 쓰던 것을 마침표도 쓸 수 있게 했다. 즉 4·19는 4.19로 쓸 수도 있다. 희곡등에서 대화자와 대화내용 사이에는 쌍점(:)을 쓰되 따옴표는 생략하기로 했다.
◇표준어규정=수컷을 이르는 수를 숫으로 표기토록 했다. 숫놈, 숫소가 맞는 표기이다. 쟁이(기술자)/장이(기술자 이외)는 쟁이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심의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국어의 로마자표기법=발음에 중점을 두는 전사법(轉寫法) 대신 어원을 밝혀 적는 전자법(轉字法)을 택했다. 따라서 18개 자음과 21개 모음에 로마자를 대응시키고 자모음에 해당하는 로마자를 결합해 표기하는 방식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이 마련한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시안은 국어심의회 표기법분과위원회(위원장 성백인·成百仁)가 4월부터 심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의 로마자표기는 현실발음과 거리가 멀어 반대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이원장은 『발음중심 표기법은 철자의 차이를 밝혀 적을 수 없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며 『외국인은 자기 모국어에 없는 한국어의 소리를 모국어식으로 발음하므로 완벽한 로마자표기법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발음중심 표기법은 이를테면 석문주식회사와 성문주식회사를 똑같이 표기하는 것이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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