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J일보 ‘투신 부실’ 보도로 인출사태/투신업계선 삼성株 무더기 “팔자” 주가급락/현대계열 투신사가 주도役,묘한 여운 남겨삼성그룹과 투자신탁사들이 증시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J일보가 투신사들의 경영부실을 문제삼고 나서자 투신사들이 이에 대항,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을 무더기로 내다 팔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양측간의 대결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측 선공에 투신사 일제히 반격
이번 격돌의 발단은 삼성그룹 계열 J일보 기사. J일보는 지난 23일자 경제면에 투신사들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지적하는 「투신업계 중병」이란 제목의 기사를 이례적으로 크게 다뤘다. 이 기사가 나오자 한국 대한 국민투신 등의 고객예탁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 투신사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태가 이쯤되자 투신사들이 24일께 부터 반격에 나서 그동안 투자해놓았던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의 주식을 무더기로 내다 팔아 삼성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투신사들이 23일부터 26일까지 무려 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해 나흘사이에 주가가 4,200원(5.28%) 하락했고, 삼성전기와 삼성화재 주가도 각각 7.14%와 2.14% 떨어졌다.
◆투신사 법적대응도 검토
투신사들은 이번 대결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투신업계측은 삼성측이 의도적으로 J일보를 통해 투신파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K투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금융기관의 안정이 중요한 이때 의도적으로 투신업계를 교란하려는 삼성측의 전략에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삼성 계열사 주식의 매도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측이 투신사들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는 한 투신사들의 정당방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신협회의 한 관계자도 『삼성그룹 계열의 보험사가 J일보 기사를 복사해 시중에 뿌리면서 투신업계의 경영난을 왜곡·과장선전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의 법적대응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측은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서 침묵으로 일관, 양측간의 대결이 감정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삼성현대 대리전 양상
투신업계의 「대(對) 삼성전(戰)」에는 현대그룹 계열사인 국민투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간의 격돌이 삼성과 현대그룹간의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투신사들의 주식 사고팔기를 대행해 주고 있는 D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측이 기아자동차 인수에 나선 현대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투신사 공격에 나섰다는 추측이 무성하다』면서 『이처럼 그룹간의 대결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이번 게임은 쉽게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가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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