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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고발’ 보호/이영태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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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고발’ 보호/이영태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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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25일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지연·학연·혈연 등에 얽매여 서로 감싸주는 한국적 사회생활 관행에 변화가 예상된다. 법원은 판결에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내부자 고발이 보호돼야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보유실태와 관련된 감사원의 감사자료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파면됐다가 복직한 이문옥(李文玉·58) 감사관에 대한 96년 대법원판결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당시 대법원은 『공개된 보고서의 내용과 영향, 법령 위반 정도를 종합해 볼 때 파면이란 징계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로 판결했을 뿐 내부 고발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었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내부고발자는 조직을 배반하는 「이단자」로 낙인찍혀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판사직에서 물러난 모변호사가 판사들의 비리를 낱낱이 고발한 책을 펴냈을 때 법원고위층은 물론 일선판사들조차 그를 「배신자」로 치부했다. 그러나 검찰의 구의정부지원 판사비리 수사결과 그같은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공직자비리 척결의 한 방법으로 「내부 고발자 보호법」제정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유야무야됐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이젠 40여년만에 정권도 바뀌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판결에 의한 소극적인 방법으로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게 아니라 법으로 철저하게 보호해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이 내부 고발자를 법으로 확실하게 보호함으로써 투명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영위하고 있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한시바삐 내부 고발자 보호법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적 전환기인 지금이야말로 내부 고발자 보호법 제정에 더없는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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