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1.5弗 올라/국내 석유값 인상엔 당분간 큰 영향 없을듯「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국가간 화해의 신호탄인가」 대립구도로 일관했던 세계 산유국의 양대축이 최근 생산량 감축에 합의함으로써 급락을 거듭하던 세계유가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 비OPEC 산유국인 멕시코 등 3국 석유장관들은 21∼22일 비공개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10년래 최저시세로 떨어진 국제원유가 부양방안을 논의, 세계 원유공급량을 하루 160만∼200만배럴씩 줄이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3국 발표에 이어 23일 이란 아랍에미레이트 쿠웨이트 등 여타 산유국도 각각 12만5,000∼14만배럴의 감산방침을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곧바로 시세에 반영돼 23일 싱가포르 국제통화거래소(SIMAX)는 브랜트유 5월물이 한 때 배럴당 15.05달러까지 치솟은 뒤 전주 종가 보다 1.63달러가 오른 14.90달러에 마감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움직임은 생산량 감축문제를 놓고 OPEC와 비OPEC가 최초로 공조체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각국은 상습 쿼터 위반국인 베네수엘라가 감산회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사실을 중시, 감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쿼터량이 258만배럴인데도 330만배럴을 생산, 71만배럴을 초과생산해왔다.
그러나 유가 상승세가 어느정도 지속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협상이 어떻게 실천되느냐의 문제』라며 『실행이 부진하면 유가는 88년처럼 배럴당 1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전문가들은 『이번 감산합의로 국내공급가가 영향을 받는 것은 분명하지만 200만배럴정도의 감산규모로는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자원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감산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아시아 기준유인 두바이유가 지난주 배럴당 11달러에서 23일 12.5달러로 뛰었다』며 『그러나 국내유가는 환율과도 깊이 연계돼 있기 때문에 감산량이 400만배럴 이상이 되지 않는한 급작스런 석유값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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