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획위주 퇴치는 탁상행정의 전형 최근 화제 두꺼비도 천적일 가능성 희박”최근 두꺼비가 황소개구리를 죽인 사실이 알려진 이후 「생태계의 무법자」 황소개구리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국내최고의 「황소개구리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 정회함(鄭會函·41) 황소개구리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관심을 계기로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포획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황소개구리 퇴치방안이야말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것.
전남도의 경우 지난해 황소개구리 한마리에 1만원, 올챙이는 5,000원씩의 「현상금」을 내걸고 포획을 독려한 끝에 모두 2만1,000여마리를 잡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 정도는 암컷 한마리가 낳는 알의 숫자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1억원이상의 예산을 들여 황소개구리 암컷 한마리를 잡은 셈이라는 것이다.
광주 고려중 과학교사이기도 한 정소장이 황소개구리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94년. 해부실험도중 놀랍게도 황소개구리 배속에서 물뱀 들쥐 등 양서류보다 생태계의 상위에 있는 생물들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정소장은 96년 전국과학박람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학계에 처음 보고한 뒤 지난해 2월에는 전남 나주시 노안면에 연구센터를 설립, 본격적인 황소개구리퇴치법 연구에 나섰다.
정소장의 당면연구는 황소개구리를 「소득」과 연결하는 방법. 독특한 무늬의 가죽을 이용한 장신구, 저지방 고칼로리의 살코기 이용, 혐오감을 줄이기 위한 수프로 만드는 방안들이다. 지난달에는 생물학을 전공한 전남대 교수 3명이 합류, 황소개구리의 천적을 개발하기 위해 메기등 육식성 토종물고기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한편, 4월 산란기에 암컷을 선택적으로 포획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정소장은 그러나 최근 화제가 된 두꺼비가 황소개구리의 천적일 것이라는 견해에는 다소 부정적이다. 『두꺼비가 날카로운 앞발로 오랫동안 압박하면 암컷도 종종 옆구리에 구멍이 나는 경우가 있다. 산란기에 본능적으로 암컷의 생식혹을 눌러 산란을 돕는 숫두꺼비가 황소개구리를 짝으로 착각해 올라타 죽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미 한달전부터 두꺼비와 황소개구리의 관계를 실험해 왔다』는 정소장은 『황소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 직후의 탈진상태였기 때문에 공격을 피하지 못했을 뿐 천적관계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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