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팀해체 관련기사는 스포츠면의 톱을 장식하거나 스포츠뉴스의 첫머리에 보도됐다. 해당 관련단체뿐 아니라 스포츠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팀해체는 기사가 되지 않는다. 파급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많이 없어져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다.그저 「많이 없어지는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최근 대한체육회가 종합한 자료를 보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최근 3개월간 무려 19개 종목에 41개팀. 이가운데는 각종목을 대표하는 전통명문들도 숱하게 포함돼있다. 실업축구의 간판이었던 국민은행, 기업은행, 한일은행팀도 없어졌다. 여자농구는 거의 전멸이다. 한국화장품, 태평양, 코오롱, 선경증권등 8개팀. 남녀 실업배구의 정상을 달리던 고려증권과 한일합섬. 조폐공사(레슬링) 동서증권(양궁) 동아증권(탁구) 동성제약 종근당(이상 핸드볼) 쌍용(유도) 기아자동차(사이클)등도 팀간판을 내렸다.
외형상 한국스포츠는 70년대로 돌아갔다. 그런데 체육인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신정부의 정부조직개편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더니 급기야 조직표상 「체육」이 없어졌다. 최근에는 「대한체육회와 한국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해야 한다」「생활체육협의회를 통합해야 한다」「공단을 흡수해야 한다」는등 갖가지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온갖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이 곁들여져 있다. 한마디로 권력다툼이며 자리싸움이다.
스포츠의 본질은 페어플레이와 팀웍이다. 정해진 룰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다. 말썽이 끊이지 않는 단체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대부분 개인종목이다. 현역시절부터 독자적으로 최고를 구축하다 보니 독불장군이 됐고 경기단체 운영에서도 양보와 타협을 모르는 것이다.
우리 체육계에는 독불장군이 너무나 많다. 서로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도권다툼에 진을 빼서 그런지 이들은 아마도 3개월사이에 무려 41개팀이 해체된 것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다. 물론 대처방안은 안중에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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