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인구 거미줄 감시/해외선 산업정보 총력/국내 곳곳 CCTV·도청 실시/鄧이후 개방화로 활동변화중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신분과 방문목적에 관계없이 우선 위축된다. 호텔에서나 회담장소에서나 층마다 설치된 수많은 CCTV, 공안·치안·경비요원, 감청·도청 때문이다. 중국의 골목길 후통(胡洞)이나 대로변, 공원 등에는 붉은 완장을 찬 부녀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정부로부터 수당을 받으며 국민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가도(街道) 사무실」이다. 거미줄같은 정보망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아무도 쿠데타를 꿈꾸지 못한다.
56개 이민족 13억이 모여사는 이나라에 대립과 갈등이 폭발하지 않는 것은 기적같다. 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이후 「좌」와 「우」 그리고 「보수」와 「개혁」, 「혁명(紅)」과 「발전(專)」의 자리바꿈이 계속돼 왔는데 이 같은 노선의 변화 이면에는 정보와 첩보의 막강한 힘이 있었다.
현재 중국의 정보기관은 당·정·군을 통틀어 공식적으로만 50여개. 이들 정보기관은 이른바 개혁·개방으로 상징되는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돌입과 함께 변화의 길을 걸었다. 90년을 전후 당 중앙정치국 산하에 대외선전 강화를 위해 중앙 대외선전부가 신설됐고, 중앙선전부 산하에 정보수집을 위한 특별판공실이 생겼다. 또 국무원 산하에 대외개방에 따른 필요성으로 보도·생산판공실이 신설됐다.
중국 정보기관들이 해외활동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산업정보 획득이다. 12일 발간된 포천지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기업 정보 스파이 행위를 하는 국가로 조사됐다. 다음은 일본, 프랑스, 영국, 캐나다 순. 이 잡지는 『중국은 인터넷 웹사이트와 무역박람회 등 통상적인 경로에 의한 정보 수집에서부터 사무실과 연구실에 침입해 기술을 훔쳐가는 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업정보를 다양하게 빼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보기관의 한 가운데 위치한 조직은 국가안전부. 국가 안전부는 각종 정보기관을 지도·조정하며, 대내외 정보와 첩보의 수집·처리 및 국가전복, 반혁명사건, 방첩업무를 수행한다.
지난해 사망한 鄧은 생전에 홍콩언론 등 세계 각국 언론에 의해 수없이 많이 죽었다. 근거는 없지만 이것도 대외반향을 떠 보고 사후 대비를 위한 중국 정보기관들의 고도의 계산된 공작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의 주요 정보기관으로는 당 중앙 소속으로 중앙조사부와 대외연락부가 있고, 국무원 소속으로 공안부, 외교부, 국방부 산하 정보기구가 있다.
◎15년만에 교체된 국가안전부장 許永躍
베이징(北京)을 동서로 관통하는 창안(長安)대로를 따라 동에서 서로 질주하다 보면 천안문(天安門) 직전 좌측에 을씨년스러운 회색 벽돌 건물이 서있다.
중국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건물이다. 국가 안전의 마지막 보루인 이곳의 책임자가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15년만에 교체됐다.
「은폐된 전선」으로 통하는 국가안전부의 새 수장은 허베이(河北)성 당위원회 서기 겸 정법위원회 서기 쉬융위에(許永躍·56)로 의외의 인물. 許부장의 발탁은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그동안 차오스(喬石) 전인대 전상무위원장의 영역이었던 국가 안전 및 정보 부문에 영향력 확대를 위해 자신의 심복을 심은 것으로 분석된다.
1942년 7월 허난(河南)성 태생 중졸 학력으로 18세때 인민해방군에 입대, 당시 공산당 중앙위 부주석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천윈(陳雲)의 경호병으로 배치됐고 후에 비서로, 판공실 주임으로 출세가도를 달렸다.
94년 7월 허베이성 부서기로 발탁됐고 지난해 당 대회에서는 당중앙위 후보위원이 됐다. 15년동안 중국 국가안전업무를 관장했던 자춘왕(賈春旺·60)은 일반 경찰업무 관장인 공안부장으로 전보됐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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