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은 자살의도쪽에 무게권영해(權寧海) 전 안기부장은 죽기를 각오하고 배에 칼을 댄 것일까,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 자해한 것일까.
검찰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권씨가 자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원치(金源治) 남부지청장과 대검 관계자는 『손목이나 목같은 치명적 부위가 아닌 복부를 상해한 점,화장실에서 변기를 깨고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 소동을 벌여 자해행위를 적극적으로 알린 점, 출두전 집이나 제3의 장소에서 자해하지 않고 수사과정에서 자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자살기도가 아닌 단순 자해소동』이라고 주장했다.
범죄심리학자인 조은경(趙恩慶) 한림대 교수도 『권씨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말해온 점으로 미뤄 결백을 주장하거나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 저지른 자살기도라기 보다는 사건을 현수준에서 마무리하거나 배후인물을 보호하기 위한 「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신촌세브란스병원 일반외과 K 교수는 『두께가 2∼3㎜에 불과한 커터칼로 피부피하지방근육을 잇달아 뚫고 피부에서 3∼4㎝ 깊이에 있는 복막까지 파열시켰다면 상당한 정도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며 『자살 의도가 없었다면 이 정도의 상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권씨의 수술을 맡았던 강남성모병원 김인철(金仁哲)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전창렬(全昌烈) 변호사에 따르면 권씨 자신도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 가져갔던 가방 속에 우연히 들어있는 커터칼을 보는 순간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말해 단순한 자해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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