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부와 기업)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등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산업자원부) 『대기업간 빅딜(사업교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구조조정 역시 빨리 가시화하기는 힘들 것입니다』(전경련)지난 11일과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경제부처가 각각 국내진출 외국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정부와 경제단체의 견해차이를 확인하고는 어리둥절해했다. 정부는 정리해고와 기업 구조조정등 기업개혁을 강조한 반면 정작 기업개혁의 실천주체인 경제인 단체에선 구조조정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두번의 설명회에 모두 참석했던 외국인들은 주최측의 동문서답과 알맹이없는 답변도 문제지만 주최자에 따라 엇갈린 의견이 나오는 것은 한국 경제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연말이후 경제부처와 단체 등이 번갈아가며 주최한 간담회에 빠짐없이 참석해온 한 미국인은 『최근들어 미국업체로부터 한국의 투자환경을 묻는 질문들이 쇄도하지만 자신있게 답변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외 신인도 제고와 해외자본의 유치를 위한 설명회가 오히려 외국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한국의 경제개혁이 소리만 요란하다는 불신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국내투자를 위해 경제부처들을 뛰어다니던 외국인들도 가는 곳마다 상반된 답변이 나오자 『한국정책은 난센스』라며 비꼬고 있다. 100만평 규모의 외국인 투자 자유지역을 전국 7곳에 설치한다는 산자부 발표를 듣고 건교부에 문의한 외국인은 『영종도 신공항 인근에 미니홍콩같은 대규모 자유무역산업도시 건설을 구상중』이라는 엉뚱한 답변만을 들었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천국」을 외치는 요즘도 국내진출 외국인들의 57.1%가 우리나라 투자여건이 동남아보다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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