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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IA<중앙정보국>(세계의 정보기관이 변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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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IA<중앙정보국>(세계의 정보기관이 변한다:1)

입력
1998.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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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냉전” 해외경제첩보에 全力/경제관련 정보팀 6개 운영/日 파견 산업스파이 110명/최근엔 환경문제까지 관심안기부의 「북풍 커넥션」으로 좀체 접하기 힘든 정보기관의 가려진 「얼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울러 안기부가 이번 기회에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어가고 있다. 세계의 대표적인 정보기관들은 무슨 활동을 하는지, 또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고 있는지 시리즈로 살펴본다.

매일 새벽 6시. 3대의 승용차가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미중앙정보국(CIA) 청사를 빠져 나간다. 목적지는 백악관 국무부와 국방부. 승용차 안에는 CIA고위관리들이 타고 있다. 이들의 손에는 A4용지 5∼6장 분량의 서류가 들려 있다. 이것이 바로 미국대통령에게 가는 일일 보고서. PDB라고 불린다. 한마디로 세계의 최고급 정보가 농축된 「조간신문」이다. 제한된 「독자」는 빌 클린턴 대통령, 샌디 버거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 헨리 셸턴 합참의장.

일본의 진주만 기습에 대한 예측을 하지 못한 것이 계기가 돼 47년 설립된 CIA는 그동안 국가안보를 위한 종합정보수집에 전력해 왔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소련이 붕괴하고 총성없는 「경제전쟁」시대에 돌입하면서 능동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우리는 큰 용(龍·소련) 한마리를 쓰러뜨렸지만 지금은 여러마리의 독사가 숨어 있는 밀림에 살고 있다』는 제임스 울시 전CIA국장의 말처럼 새로운 시대가 온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도 CIA에 미기업들의 대외 경제력 강화를 위해 해외경제 첩보활동을 강화하라는 비밀지령을 하달했다.

이에따라 CIA는 6개의 경제관련 특별정보팀을 구성하고 외국의 산업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또 외국기업에 침투해 정보를 빼내기 위해 현지 언어에 능통한 석사와 박사학위를 소지한 경제전문가를 요원으로 선발하고 있다. MIT, 스탠퍼드 등 유수의 대학에 CIA요원들을 보내 재교육시키는 프로그램까지 시행하고 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CIA가 일본에 파견한 산업스파이만 110명가량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IA요원들에게 내려지는 「미션 임파서블」은 이제 요원 암살, 정치인들의 동향탐지 보다는 기업의 경제정보에 쏠리고 있다. 95년 한 요원이 프랑스에서 외교관 신분으로 위장, 경제정보를 빼내다 본국에 추방된 사건은 양국의 외교문제로 번졌다.

경제첩보활동 외에도 CIA는 지구 환경문제를 다루기 위해 50여명의 환경학자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연무사태, 남극 오존층구멍 등 환경파괴를 감시하기 위한 MEDEA센터도 건립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권대익 기자>

◎CIA 국장 수난사/막강 권력만큼 외부 견제 극심/웹스터,매派와 불화 퇴임/콜비,비리폭로 의문의 죽음/케이시,이란콘트라로 구설

CIA국장은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자. 그러나 권력의 최측근에게는 견제도 심하다. 그래서 불명예 퇴진도 많았고 사임후 「친정」과 등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파워게임에 희생된 대표적 인물은 91년 자진사퇴한 윌리엄 웹스터 국장. 연방판사 출신으로 연방수사국(FBI)국장도 지낸 그는 CIA 개혁으로 호평받았으나, 「매파」인 딕 체니 당시 국방장관과 불화를 겪다 물러났다. CIA에서 성장한 윌리엄 콜비는 75년 의회에서 외국원수 암살계획 등 CIA의 파행적 활동을 폭로, 동료들에게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76년초 면직된 후 평화운동 등에 헌신하던 그는 95년 5월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역대 두번째 장수 국장이었던 윌리엄 케이시는 지병으로 사임한 뒤 87년 5월 뇌종양으로 숨질 때까지 「이란 콘트라」사건으로 시달리는 불운을 겪었다.

「경제스파이」로의 변신 등 개혁에 박차를 가한 90년대 들어서는 이중스파이 사건 등으로 국장이 잇달아 물러났다. 제임스 울시는 94년 2월 CIA의 정보를 10년간 러시아에 팔아넘긴 올드리치 에임스 사건으로 옷을 벗었다. 현 국장은 지난해 7월 임명된 조지 테넷. CIA출신으로 45세.<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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