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연간 280억달러다. 전체 수입액의 20%에 육박한다. 이중 10%만 아끼면 연 28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1대당 수출가격 1만2,000달러내외인 쏘나타를 23만대이상 팔아야 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한해동안 쏘나타를 5만3,329대 수출했다. 결국 한해동안 에너지를 10% 아낀다면 쏘나타를 4년동안 수출하는 금액만큼 절약하는 셈이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조기에 졸업하는 길중 하나는 에너지 절약이다. 더구나 에너지 절약으로 버는 돈은 순수하게 우리 손에 남는 돈이어서 수출금액과는 전혀 다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연간 우리 손으로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 금액이 10억달러라고 한다면 잘해야 대당 1,000달러가량 남길 수 있는 자동차 100만대를 팔아야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할때 쏘나타를 15년동안 수출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관계자들은 때문에 『에너지 절약이야말로 IMF체제를 벗어나 우리 경제가 회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체질개선 등 경쟁력 강화가 IMF극복의 가장 중요한 과제지만 단기적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최선이고 에너지 절약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는 얘기다.
이기성(李氣盛) 에너지관리공단이사장은 『에너지 절약의 첫걸음은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 정신과 실천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한등끄기 운동 등 에너지 절약에 대한 실천의지를 가져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저소비구조를 만드는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우선 가격현실화와 절약투자를 통해 과소비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85년이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은 연평균 8.9% 증가한 반면 에너지소비는 연평균 10.4% 늘었다. 이에 따라 1인당 에너지소비량이 일본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과소비구조가 고착화했다.
기름 한방울 나지않아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저에너지 가격정책을 고수, 휘발유 경유 도시가스 전기가격 등이 국제가격에 비해 60% 가까이 싸다. 이같은 과소비구조는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전기 정유 등 관련산업의 과투자를 초래하기도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급격한 에너지가격 인상은 IMF한파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과 기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나 가정 기업차원에서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인식전환이다. 에너지관리공단 이이사장은 『에너지 과소비가 고착화한 현상태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보다는 기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절약투자가 생산성이 높다』고 강조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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