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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수출제일주의”를(국난을 넘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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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수출제일주의”를(국난을 넘자:5)

입력
1998.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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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문 늘었지만 여전히 높은 금융벽/기업인들 깊은 시름/지원체계 복원 시급3월4일 광주(光州) 무역회관 무역클럽. 은행감독원 검사역등 금융기관 관계자 5명과 기업은행등 광주전남지역 외국환은행 지점장 7명, 광주라디에이터등 7개 수출업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수출주문은 늘었지만 무역금융 한도가 부족하다』 『은행들이 어음할인을 기피하고 있다』(업체대표) 『외화자금의 연장은 어렵다』 『어음할인 실적등을 일일 점검하고 있으니 점차 개선될 것이다』(금융기관 대표)

쏟아지는 기업들의 하소연과 지원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하는 지점장들. 당초 2시간으로 예정했던 간담회는 3시간으로 늘었다. 수출주문을 눈앞에 놓고도 잡지 못하는 기업인들은 시원한 대답 한마디 듣지 못한채 3시간을 보내버렸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가 시작된 지 3개월. 어려움도 파악됐고 해결책도 나옴직한데 수출현장에서의 목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지난해 말보다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절벽은 여전하다. 업계 참석자들은 『그래도 수출하는 사람은 낫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면 속이 뒤집힌다』고 하소연 한다.

IMF 관리체제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안으로는 절약, 밖으로는 수출이다. 외자를 유치하고 재산을 팔아 빚을 갚는 것도 물론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기업들마저 선뜻 나서지 않는 투자에 외국기업들이 쉽게 뛰어들 리 없다. 결국 현 국난을 돌파하는 유일한 희망은 수출이다. 지난 1월 기준 우리나라 총외채는 1,512억달러(대외 지불부담 기준). 정부차원의 외화차입이 모두 성공하고 150억∼2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다해도 해외차입금의 만기연장률이 80%를 넘지 않으면 만성적인 외환부족에 허덕여야 할 정도의 규모다.

무역수지 흑자를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고 흑자규모도 매년 300억∼400억달러씩 획기적으로 내야 그나마 이자갚고 빚도 꺼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고는 영원히 빚더미에 눌려 지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처지다. 하루 1만명씩 일자리를 잃고 거리를 헤매는 현실을 이겨내는 길도 수출에 있다. 지난해 1,366억달러 수출로 유발된 고용인원은 404만명. 전체취업자의 20%다. 수출 100만달러를 늘릴 때마다 3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올해 수출을 20% 늘리면 82만명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올들어 지난 2개월동안 우리나라는 4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중 250억달러 흑자도 무난할 것 같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금수출을 제외하면 올들어 2개월동안의 수출증가율은 3%. 결국 이기간중 흑자는 수입이 지난해보다 30%이상 줄어든데다 장롱속에서 꺼낸 전국민들의 정성덕에 이룬 것이다. 외채상환과 실업해소. 국난극복의 가장 큰 과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 수출에 있음에도 불구, 우리는 아직 수출의 중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다. 항구적인 수출확대기반을 갖춰야 외채도 갚고 실업도 해결한다. 지금 당장 수출지원시스템을 복원하고 중장기적인 대비에 나서지 않는한 IMF 체제의 극복은 요원할 뿐이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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