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뿐인 영광」의 배우 폴 뉴먼이 지난 1월 73세 생일을 지냈다. 이달 초에는 그의 45년 연기생활을 기념하는 영화 「황혼(Twilight)」이 개봉됐다. 쉰세번째 출연 작품이다.클리블랜드의 유대계 이민 부잣집에서 태어난 그는 자질이 총명해서 선대의 사업을 물려받아 집안을 이끌어 나갈 재목으로 촉망받았다. 그러나 그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가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실망한 채 그의 성공을 못 보고 일찍 죽었다. 나이가 칠순을 넘은 지금 가장 가슴아픈 일은 아버지와 끝내 화해하지 못한 어리석음이었다고 그는 고백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의 수려한 용모가 거꾸로 배우로서의 재능을 인정받는데 방해가 됐다. 그는 외모가 아닌 능력으로 갈채받기를 원했다. 그가 난폭한 자동차경주선수로 데뷔해 생명을 건 레이스에 열중한 것도 그때문이다.
아버지가 죽고 영화배우로서 안정을 얻게 되면서 그는 친구와 식품회사를 차렸다. 그것이 대성공을 거두어 아버지 만큼 큰 부자가 됐다. 배우 스포츠맨 기업가로 모두 성공한 그는 자선사업가로서도 박수받는 삶을 살고 있다.
그의 배우인생은 영화 「황혼」이 그 끝이 될 것 같다. 『사람들은 박수 갈채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모른다. 그 명제가 요즘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 은퇴를 준비하는 그의 마음가다듬기이다.
테너 카루소나 케네디 대통령을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무대」 위에서 죽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정치인도 가수처럼 인기를 먹고 산다. 그들의 소망은 갈채 속에서 죽는 것이다. 늙어 은퇴해서 모두에게서 잊혀진 뒤 외롭게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인기가 저주로 변하기 전에 무대에서 물러설 줄 아는 것은 그래서 용기 있는 자만이 가능한 일이다.<박찬식 논설위원>박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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