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들이 국회에서 고스톱판을 벌였다가 언론에 보도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16일에도 야당 당사앞에서 도박의원들의 징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PC통신란에는 고스톱 의원들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소리들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다. 「국회가 격투장이 된지 오랜데 그 곳에서 고스톱판이 벌어졌다고 왜 놀라는지 모르겠다」고 비꼬는 문구들도 눈에 띈다.화투는 중국 당나라 시대에 만들어져 유럽과 일본으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투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시점은 임진왜란때 이지만 지금의 모양을 갖추기는 일제침략기란게 정설이다. 당시 일제는 화투놀이를 이용해 우리들의 전답을 강탈했다고 한다. 화투가 도박으로 인식되는 이유이다.
민속학자들은 민화투육백도리짓고 땡섯다에 이어 한단계 변화한 것이 고스톱이라 보고 있다. 고스톱은 50년대 일본에서 한국에 상륙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다가 70년대 중반부터 성행하기 시작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70% 이상이 고스톱을 칠 줄 안다. 또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하는 놀이중 고스톱이 단연 으뜸이다. 고스톱이 빠르게 국민 속으로 파고든 원인은 서민적인 속성에 규칙이 까다롭지 않고 적은 액수로도 놀 수 있는데다 얼마든지 새 규칙을 만들 수 있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밤낮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판이 벌어지는 대중오락이 됐다. 언론사 자료실도 요즘은 고스톱을 취미나 도락으로 분류하고 있다.
의원들 중에는 고스톱의 고수가 적지않다. 또 여당보다 야당에 유능한 꾼이 많다고들 한다. 여당의원들은 여러가지로 바쁜데다 정치자금에 궁색하지 않지만 야당의원들은 그렇지 못해 친분있는 기업가들과 어울려 고스톱등으로 돈을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얼마전까지 여당이었으니 역으로 말해 지금 여당인 국민회의나 자민련쪽에 고수가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MF 시대에 국회에서 고스톱판을 벌였다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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