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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 총리의 중국(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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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 총리의 중국(사설)

입력
199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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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7일 주룽지(주용기)를 새 총리에 선출함으로써 중국의 시장개방과 경제개혁은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앞으로 가속될 중국의 개혁정책이 우리 외교와 경제에 미칠 파장에 조직적으로 기민하게 대처할 시스템의 구축이 긴요한 시점이다.중국은 지난해 공산당 15차 전당대회에서 장쩌민(강택민)­리펑(이붕)­주룽지의 지도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번 전인대는 그 권력구조를 바탕으로 새 국가·행정 지도부를 선출하는 한편 국유기업과 금융구조, 행정기구에 대한 대개혁 정책을 추인하는 일이 기본과제다.

우선 지도부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첸지천(전기침) 외교부장의 후퇴와 후진타오(호금도) 당정치국상무위원의 국가부주석 선임이다. 후임 외교부장으로 내정된 탕자쉬안(당가선)은 일본주재 경력이 오래된 아시아전문가다. 그의 기용은 최근 아시아 경제위기 및 지역안보와 관련해 서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지역 파트너로서 일본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는 표시일 수도 있다. 권력서열 5위의 호가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된 것은 강이후 제4세대 핵심이 전면에 등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도 4월에 일본방문이 예정돼 있다.

주총리체제의 중국이 당면한 긴급과제는 약 2억명 규모의 실업대군과 수출부진 대처방안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위안(원)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할 우려도 있다. 경제회복은 우리만 잘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중국도 그들 나름의 절박한 사정이 있으며,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다급하다고 투자자본부터 회수할 것이 아니라 협력할 부문이 없는지를 먼저 살피는 게 순서라고 본다. 지금은 이웃나라의 경제가 잘 돼야 우리 살림도 좋아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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