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한창인 중국에 최근 초대 총리 저우언라이(주은래) 추모열기가 휘몰아치고 있다. 17일은 주의 양자로서 그의 후광을 받아 10년동안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리펑(이붕) 총리가 연임규정에 묶여 사임하는 날이다. 또한 올해는 주의 탄생 100주년(3월5일)이며 서거 22주년이 되는 해이다. 중국인들은 기일보다 탄생을 더욱 중시한다. 정초부터 불기 시작한 주의 열기는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다큐멘터리 형식 20부작 연속극 「백년 언라이(백년은래)」는 중국의 유명 TV마다 방영·재방영되고 있다.이 연속극은 2년여동안 주와 생활을 같이 한 300여명의 생존자 인터뷰를 따고 생생한 자료들을 동원해 청렴했던 주의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이 프로를 「사회주의 정신문명의 훌륭한 교재」라고 극찬했다. 또 베이징(북경)의 각 극장에는 「저우언라이 외교풍격」이라는 영화를 상영,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인민의 좋은 총리」 전람회가 열리고 있는 혁명박물관에는 사진 300점과 유품 450점을 전시했는데 지금까지 50만 가까운 인파가 쇄도했다. 이 박물관의 마쥔하이(마준해) 관장은 『1일 최대 2만명의 수용능력을 가진 박물관 입장표가 매진되는가 하면 1,100㎡ 공간의 전시는 관람객의 열기로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주의 고향 장쑤(강소)성 회이안에는 1만1,000㎡의 유물진열관이 개관됐다.
이러한 추모열기는 평생을 마오쩌둥(모택동)의 권위에 도전함이 없이 2인자로 만족하면서 미일수교를 이끌어낸 외교귀재에 대한 숭앙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장쩌민(강택민) 주석이 체제안정을 위해 「모에게 추종한 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장경제를 좇고 있는 중국이 청렴결백의 대명사로서 인민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주를 이용해 현재 공리보다 사리가 우선하는 세태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다분히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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