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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어­테크’ 파워그룹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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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어­테크’ 파워그룹이 뜬다

입력
1998.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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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출신 18명 고어 부통령과 정기모임/정보산업정책 입안 ‘차세대 사이버 캐비닛’지난해 1월말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제2기 취임식을 며칠 앞둔 시점. 미 컴퓨터업계의 「무서운 신인」들이 취임 축하차 워싱턴에 몰려 들었다. 클린턴의 「신경제」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행사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 자리는 뜻하지 않게 앨 고어 부통령의 정보산업 정책을 입안하는 「파워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는 출발점이 됐다.

평소 정보산업에 깊은 애착을 보여온 고어 부통령의 취향을 잘 아는 백악관의 한 보좌관이 고어와 이들 벤처사업가들간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이른바 「고어­테크」그룹은 1년여동안 14번의 만남을 가지며,21세기 미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이끌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고어의 「차세대 사이버 캐비닛」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 모임은 즉각 미 정가와 업계의 최대관심사로 부상했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대외로비창구로,최근 미국을 방문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총리의 컨설턴트역을 맡았던 벤처자본가 존 도에르,「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의 데보라 트라이언트 등 소프트웨어 업계의 내로라하는 멤버 18명이 참여했다. 매달 한번씩의 모임을 갖는 이 그룹은 처음 약속한대로 「탈정치」를 철칙으로 했다.

회원 대부분은 40대이하. 실리콘밸리 출신인 이 그룹은 민주·공화 어느 정파에도 가담하지 않으며,정치권에 대한 기부를 최대한 금지한다는 것이 조건이다. 또 자사와 관련있는 안건은 절대로 입밖으로 꺼낼수 없다.

당초 25분으로 예정됐던 지난해의 첫 모임은 고어 부통령을 포함한 참석자들의 격렬한 토론이 벌어져 보좌관의 필사적인 만류 끝에 2시간여만에 가까스로 끝날수 있었다. 이날 주제는 「21세기 미국의 소프트웨어,이대로는 없다」였다. 자연히 초점은 교육분야로 옮겨졌고,어린이를 위한 인터넷 서비스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즉석에서 도출해냈다. 회의 말미엔 캘리포니아 초·중등학생에 기업가정신 고취를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 개발비용 2,000만달러를 올 가을까지 회원개인비용으로 추렴키로 했다. 농촌지역 주민들이 24시간 의료시스템과 접촉할 수 있는 전국 서비스망도 개발키로 했다.

「고어­테크」는 순수한 비 정치단체지만,2000년 대선 출마를 앞둔 고어 부통령에게는 「아무도 획득하지 못한,수백만달러어치의 강력한 정치적 무기」라고 워싱턴 정가는 평하고 있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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