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쌀발효법’ 전통주 제조 주류업계 첫 벤처기업 인증/매출 해마다 2배 이상 증가/올해도 250억원 목표『전통 제조법을 되살린 새 기술,새 술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전통 약주 백세주로 잘 알려진 (주)국순당의 배중호(45) 사장. 약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는 기술력으로 새로운 술을 만들어 애주가들을 만족시키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사업방침을 대변하듯 국순당은 최근 독특한 전통주 제조기술로 과학기술부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술을 만드는 회사도 신기술로 벤처기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순당의 약주 제조 신기술은 「생쌀 발효법」. 술을 빚을 때는 밑밥을 쪄서 고두밥을 만들고 여기에 효소를 넣어 발효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제조법은 밑밥을 찌지 않고 생쌀을 가루내어 물에 담가 발효시킨다.
『누룩을 만들어 백세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63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쌀이 가지고 있는 비타민 단백질 전분이 그만큼 파괴되지 않고 간직되는 셈입니다』 배사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술을 마시는 것을 생식에 빗댔다. 『열을 가하지 않고 자연식하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세주를 마시고 난 뒤 다음날 몸이 무겁지 않고 두통이 덜 한 것도 같은 원리로 볼 수 있습니다』
국순당은 고려·조선시대 명주 백하주가 생쌀 발효법으로 제조되었다는 기록을 발굴,86년 기술 재현에 성공한 뒤 92년부터 백세주를 만들고 있다. 이 술에는 구기자 음양곽 인삼 감초 오미자 등 10가지 한약재도 들어간다. 94년 이 기술로 국내 식음료업체로 처음 국산 신기술인증(KT)마크를 따기도 했다.
기술이 새로운 만큼 시장의 반응도 크다. 93년 연간 2억원의 매출이던 국순당은 94년 10억원, 95년 20억원, 96년 40억원으로 매출이 해마다 2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100억원 매출을 올렸고 본격적인 국제통화기금(IMF)지원 경제의 여파가 나타나는 올해도 250억원 가량의 매출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술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통 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어 소매업소와 음식점을 상대로 마케팅을 강화하면 목표달성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배사장은 올해들어 백세주가 양주만 취급하는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 「헌터스 터번」바의 메뉴에까지 올라 간 것을 한 예로 들었다. 2월까지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 성장해 역시 청신호다. 지난해 여름 「보신탕과 백세주」라는 독특한 카피의 광고로 올려놓은 인지도도 한 몫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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