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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권 아직 이르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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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권 아직 이르다(사설)

입력
1998.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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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부분적인 수사권을 부여하겠다는 여권의 방침이 발표되자 경찰 수사권독립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강·절도, 과실치사상, 상해, 폭행, 교통사범등 단순한 사건의 수사와 기소는 경찰에 맡겨 같은 사건을 검찰이 또 수사하는 비효율을 막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반대의 소리가 높다.경찰은 부분적이나마 수사권이 독립되면 경찰에 고급인력이 몰려 수사인력의 자질이 향상되고 시민들도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측은 형사사법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 국민은 법리문제를 떠나서 전체 사건의 57%나 되는 형사사건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경찰이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고 있다. 경찰대 출신의 우수인력이 많이 진출해 수사경찰의 자질이 향상됐다고 하지만 아직 일선 수사경찰관의 평균자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수사기술이 필요한 사건은 계속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한다지만, 강·절도와 폭행, 상해 같은 강력사건 처리를 경찰에만 맡겨도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민들의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얽혀있는 이런 사건들은 사건이 크지 않다 해도 검사가 한번 걸러줄 필요가 있다. 인권보호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경찰에만 맡기기는 어렵다.

아직은 경찰이 사건수사에서 검찰의 지도를 받아야 하고, 검찰은 물론 수사권의 독립을 철저하게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경찰의 재량과 자질을 키우고 비효율을 막는다는 뜻은 좋으나, 인권이 걸려 있는 문제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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