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문화관광부 장관실에서 이해하기 힘든 소동이 벌어졌다. 몇몇 주무 서기관들이 인사와 관련하여 장관면담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원칙인사」를 요구하는 직원일동 명의의 건의문을 전달했다는 것이다.국가공무원이,그것도 공직사회의 핵심인 과장급 서기관들이 그들의 인사문제에 대해 장관에게 집단적으로 견해를 밝힌 것은 공직사회 초유의 일이다. 일반인이 볼 때 그야말로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지금 공직사회는 인사태풍에 휩싸여 이성을 잃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조직개편이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다듬어지지 않은데 이어 각 부처 직제개정도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지 이미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 인사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하여 모두들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새정부가 들어선지 이미 20여일이 되고 있다. 대통령선거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나치다 싶을 만큼 국정을 챙긴지 이미 3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중앙부처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미 시중에는 여러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첫째는 김종필 국무총리 임명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진흙탕 싸움을 하다보니 장차관 인사가 늦어졌고 그래서 하위직 인사도 미루어졌다는 것이다. 둘째는 구정권에서 잘 나가던 공직자들을 내칠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셋째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합동정권이 서로 자기사람들을 심으려다 보니 안배차원에서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중에 나도는 소문들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 조직이 구조조정된 이상 잘라내야 할 공무원이 적지않다. 그만큼 내칠 사람을 선별하는게 쉽지 않아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일손을 놓은 채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면서 온갖 연을 총동원해 줄서기에 열중하고 있다. 정치불안에 민생이 어려울수록 공직사회가 안정되어야 한다.
대변혁을 겪고 있는 공직사회가 빨리 안정돼야 경제난극복에 나설 수 있다. 신속한 인사로 공직사회를 정비하고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 나가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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