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 회고록 ‘…나의 이야기’서 맹비난/“신한국·세계화 등 허랑한 말로 달러낭비 부추겨”정주영(83) 현대그룹명예회장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 두사람 사이의 「악연」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정 명예회장에 관한 책은 그동안 수차례 출판됐지만, 1년여에 걸쳐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정리한 책은 이번이 처음.
정명예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 나의 살아온 이야기」(솔출판사)라는 제목의 이번 회고록에서 『김영삼정부는 「신한국」 이니 「세계화」니 하며 빛좋은 개살구같은 허랑한 말로 피땀 흘려 벌어들인 달러를 마구 낭비하게 부추겼다』며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달러를 빚으로 끌어다가 국민경제를 망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김영삼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군사정권때보다 깊고 거세다』면서 『나는 이제 모든 미움을 거두고 오히려 「나라를 부도낸 정권」으로 역사속에 영원히 남을 저들(문민정권)에게 인간적인 측은한 마음을 갖는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92년 대선출마에 대해서는 『경제만 잘되고 있다면 누가 정치판에 끌어들이려고 해도 끌려 들어갈 내가 아니었다』면서 『가족들중 단 한사람도 내뜻(대선 출마)을 지지하지 않았고 불이익을 두려워 했지만 「죽으면 맨몸으로 가는 게 인생인 데 망한다고 해도 아까울 것 없다」고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기업을 하면서 수많은 정치지도자, 정치인을 만났지만 존경할 만한 정치인다운 정치인을 만난 기억은 없다. 그런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서하는 정치였기 때문에 외국언론으로 부터 「포니 수준을 못 따라오는 한국의 정치수준」이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고 정치권 전반에 대한 사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회고록은 정 명예회장의 구술을 토대로 작가 김수현씨가 집필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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