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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 ‘빚더미’ 외국은은 ‘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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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 ‘빚더미’ 외국은은 ‘떼돈’

입력
1998.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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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 지점들 지난해 환차익 챙겨/사상최대 1조 흑자/순이익도 197% 늘어 국내은은 4조 적자지난해 외환위기 과정에서 국내은행들의 적자규모는 사상 최악인 4조원에 달한 반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 지점들은 이익신장률이 200%, 흑자총액도 1조원에 육박하는 유례없는 대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익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외환위기가 국내은행에겐 손해를 주었으나 외국계 은행들에게는 떼돈을 벌게 해준 셈이다.

특히 씨티은행은 지난 한해 동안 2,8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국내은행 가운데 순이익서열 1, 2, 3위인 주택·국민·신한은행의 순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흑자를 냈다.

13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영업중인 53개 외국은행지점중 12월 결산 39개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9,304억8,000만원으로 전년도(3,130억8,000만원)보다 197.2% 증가했다. 반면 국내 26개 시중·지방은행은 지난해 3조9,1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외국은행지점들이 이처럼 천문학적 규모의 순이익을 낸 것은 지난해 원화환율의 급상승으로 외환매매에서 막대한 환차익을 낸데다 파생금융상품 거래에서 거액의 평가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은감원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은 환율불안 과정에서 자본금과 보유원화자산의 위험방지를 위해 선물환 거래를 통해 달러자산을 크게 늘림으로써 평가익 규모가 96년 822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9,849억7,000만원으로 12배 폭증했다』고 밝혔다. 외환매매익도 687억3,000만원에서 2,206억6,000만원으로 221.1% 늘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파생금융상품 평가익을 제외하면 외국계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410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5.7% 감소, 결국 외은지점들은 환란(환란)의 최대 수혜자인 것으로 판명됐다.

은행별로는 씨티은행이 2,898억으로 최대의 이익을 냈고 BOA(992억원) 뱅커스트러스트(848억원) 등 미국계 은행들이 비교적 많은 흑자를 기록했다. 씨티은행은 국내은행 순익랭킹 1위인 주택은행(1,083억원)보다 3배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 또 주택은행과 국민은행(1,044억원), 신한은행(533억원) 등 국내 「톱 3」 은행의 당기순이익 총액(2,660억원)보다도 많은 이익을 냈다.

적자를 낸 곳은 지난해 진출한 크레디트 스위스(462억원)와 중국공상은행(2억5,000만원)등 2곳 뿐이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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