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정드는 ‘불편불당’의 표상/“곡선·직선의 조화로 힘있고 안정된 느낌 시안 제작때마다 시민들 반응살펴… 새 제호는 내가아닌 독자들의 작품”16일부터 사용될 한국일보의 새 제호는 이제 40세가 된 젊고 유망한 교수의 작품이다. 국민대 조형대학 시각디자인과 전승규 교수는 한국일보의 새 제호에 대해 『유려하면서도 점잖고,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며 『보면 볼수록 정이 드는 제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수는 『1 대 1.2 정도로 납작하게 한 글자체는 부드럽게 돌아간 곡선과 날카롭게 각이 진 직선의 조화로 힘있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다른 신문 제호들과의 조형적 차별성보다는 한국일보의 정체성을 시각화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과 중심을 잃지 않는 논조, 빠르고 정확한 보도를 시각화한 것이 새 제호라는 것이다. 전교수는 특히 『새 제호는 일부 신문의 제호와 달리 기교를 부리지 않는 대신 치밀하게 완성도를 추구해 가장 잘 다듬어진 디자인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전교수는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 내 디자인이 한국일보의 얼굴이 되어 수백만 독자를 만날 것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호 시안이 완성될 때마다 광화문지하도 가판대에 진열해 놓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응을 살폈다. 동료교수,학생들에게도 의견을 구했다. 디자이너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전교수는 『이런 점에서 새 제호는 내가 아닌 우리,곧 독자들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 출신인 전교수는 83년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92년 미디어 디자인 분야의 명문인 영국 골드스미스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93년 명지대 전임강사를 거쳐 95년 국민대 교수로 부임,멀티미디어 디자인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옥스퍼드대학이 출판한 제3세계 문고와 어린이용 그림사전 표지를 디자인하고 런던 시어터 소개 CD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등 디자이너로서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전교수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디자인의 시각적 효과보다 디자인에 담기는 정보와 이미지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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