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고사성어의 세계로 이끄는 다양한 종류의 책이 쏟아진다. 현재 서점가에 나와 있는 것만 해도 30여종이나 되며 한자에 친숙하지 않은 초등학생과 「1318」 세대를 겨냥한 책도 많다.출판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초등학교에서 과외로 한자를 가르치는 경우가 늘고 전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풀이한다. 최근에는 갑골문이나 금문(고대청동기등에 새긴 글자)등 초기한자의 원형을 보여줌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이해를 돕는 해설서까지 등장했다.
한자연구가 박기봉씨가 지은 「뿌리를 찾아 원리를 이해하는 비봉한자학습법 1·2」(비봉출판사·각권 8,000원)는 「동녘 동」 자의 경우 「나무(목)에 해(일)가 걸린 모양」을 그린 것으로 알지만 이는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갑골문과 금문의 원래 글자꼴은 양쪽 끝이 터진 자루 속에 물건을 넣은 후 다시 끈으로 묶은 모양으로 「자루」라는 뜻이었다. 그것이 「동쪽」이라는 말과 음이 같았으므로 동쪽을 나타내는 글자로 쓰게 됐다는 것이다. 공주대 중문과 이병관 교수가 쓴 「상용 2000 한자 형음의 원류자전」(미술문화원·2만8,000원)은 이러한 한자의 변천사를 전문적으로 풀이해 놓았다.
「김선생의 한자교실」(시와 시학사·1만원)은 원로한학자 김병달씨가 숙어와 속담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주면서 자연스럽게 한자를 익히도록 했다. 한문학자 김대현(성균관대 강사)씨가 엮은 「다산 천자문」(다섯수레·9,800원)은 한국식 천자문. 정약용이 어린이용으로 만든 「아학편」중에서 1,000자를 뽑아 4자씩 묶어 재미난 설명을 붙였다.
「옛날이야기로 배우는 한자·한문」(대원미디어·7,000원)은 서경대 국문과 이복규 교수가 노인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은 것. 『시아버지 회갑을 맞아 며느리들이 축하인사를 드렸다. 큰며느리는 갓을 쓰고 절을 올렸고 둘째는 아들을 안고 절을 했다. 세째는 마땅한 글자가 생각나지 않아 저고리와 치마를 다 벗고 네 활개를 딱 펴고는 시아버지 앞에 드러누웠다』 편안하고(안) 좋은(호) 날을 크게(대) 축하한다는 뜻이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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