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반신불수 고통/“안락사 허가” 패소에 친구 등 도움받아 결행「안락사를 위한 법정투쟁」이 좌절되자 친구 11명의 도움으로 최근 자살에 성공한 한 스페인 장애인의 자살과정이 TV에 방영돼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독일의 디 벨트지에 따르면 스페인의 「안테나 3」TV는 4일과 7일 황금시간대에 29년전 반신불수의 장애인이 된 라몬 삼페드로(55)씨의 마지막 순간을 보여주는 비디오를 방영했다.
삼페드로는 침대에 누운 채 플라톤 칸트 니체의 책들을 읽으면서 『죽은 육체 위에 얹혀진 머리로 존재하고 싶지 않다』 『가장 모욕적인 노예상태와 같은 삶의 형식을 끝내고 싶다』는 말을 되뇌였다.
그는 안락사를 허가받기 위해 그동안 끈질긴 법정투쟁을 벌였으나 지난해 스페인 최고법원은 이를 불허했다. 가톨릭 신자인 가족들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분가하는 등 수년 전부터 자살을 준비해 온 그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자 2년전부터 자신을 돌봐왔던 여자친구 등 11명의 도움으로 자살을 결행했다.
그는 친구들이 자살방조혐의로 구속되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묘한 역할분담을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여자친구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을 씻어 침대 위에 올려놓는 장면을 포함,자살 마지막 순간들을 비디오에 담도록 했다. 이 비디오는 안락사 후원단체로 전달됐다. 그는 비디오 촬영 뒤 유리컵 속의 청산가리액을 단숨에 마셨고 20분후 소망을 이뤘다.<베를린=연합>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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