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정치생명을 위협해 온 화이트 워터 사건의 핵심인물이 사라졌다. 클린턴 대통령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수사단서를 쥐고있는 제임스 맥두걸(57)이 8일 텍사스교도소병원에서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맥두걸은 클린턴 대통령과 한때 동업할 정도로 절친했지만 화이트 워터 사건이 미언론과 정가에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원수」가 된 인물. 이들의 악연은 78년 화이트 워터사를 공동 창업, 주택개발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언론이 92년 클린턴과 맥두걸, 그의 전처 수전이 금융기관에서 불법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보도한 뒤 맥두걸과 수전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에 올랐다. 사건 초기 맥두걸은 수전과 함께 클린턴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공화당과 특별검사로부터 「벗어진 머리와 하얀 정장차림에서 풍겨 나오는 인상만큼이나 사악한 인물」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맥두걸은 사건수사가 진행되면서 클린턴이 등을 돌리고 18개혐의로 최고 84년형을 선고받게될 위기에 몰리자 생존전략을 세웠다. 맥두걸은 스타 검사와 협상, 지난해 4월 수사협조를 조건으로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맥두걸은 클린턴의 등에 비수를 꽂기 시작했다. 그는 클린턴이 금융기관에 불법대출 압력을 행사했고 86년 주지사선거 당시 불법모금의혹이 있다고 떠들어댔다. 심지어 클린턴이 수전과 82년 잠자리를 함께 했다고 폭로하기까지 했다.
수전은 맥두걸에 대해 이익을 위해서는 의리를 버리고 거짓말을 일삼는 인물이라고 비난하지만 그의 변호사는 신사이며 인간적으로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고 엇갈린 평가를 했다.
맥두걸의 죽음은 화이트 워터사건을 담당한 스타 검사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물론 클린턴 대통령으로서는 사건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확보한 셈이다. 그의 사망소식에 클린턴 대통령은 『그와 함께 일했던 수년동안 좋은 추억이 많다』고 애도했지만 짐 케네디백악관대변인은 즉각 사건의 신속한 종결을 촉구해 대조를 이뤘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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