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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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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8.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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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4월께로 기억된다. 한일 국교수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일본외무성이 한국의 외무부출입기자단을 방일초청했다. 일본정부는 방일기자단에게 좀체 시간내기가 어려운 나카소네 야스히로(중증근강홍) 당시 총리와의 인터뷰를 주선했다. 20년전에 양국이 이룬 국교정상화 조치가 얼마나 현명한 조치였는가를 재확인하는 이벤트로는 더할 나위 없는 행사였다. ◆방일기자단과 한국특파원단이 어울려 나카소네총리를 만나던 날, 도쿄(동경)의 날씨는 심술궂게도 빗방울을 뿌렸다. 총리실을 찾은 한국의 TV카메라들이 회견장면을 열심히 담고 있는데 난데없이 천장에서 물벼락이 쏟아졌다. ◆당황한 쪽은 일본총리실 관계자가 아니라 값비싼 카메라 기자재가 비에 젖을까봐 겁내는 우리 카메라 크루들이었다. 총리실 직원들은 카펫이 젖을까봐 비닐천을 바닥에 까는 일이 고작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직원들이 전혀 당황하지 않는 것이었다. ◆물벼락을 피해가면서 회견은 계속됐다. 회견이 끝난후 관방장관의 해명은 더욱 놀라웠다. 돈이 없어서 물새는 지붕수리를 못했다는 얘기였다. 총리실의 예산이 넉넉지 않아서 미처 손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제대국 일본의 바탕엔 이런 구두쇠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IMF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 곳곳의 거품을 걷어내는 일에 모두가 팔을 걷고 있다. 또 그래야만 되살아날 수 있다. 일본의 총리집무실이 20평 남짓한데 우리나라 장관실은 50평이라니 아직도 걷어내야 할 거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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