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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 만화영화 한국 TV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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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 만화영화 한국 TV 점령

입력
1998.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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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가격 국산제작비의 10분의 1 수준/기획력 등 뛰어나 시청률도 보장/국산 의무방영비율 마련 등 대책 시급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은 일본 만화영화를 보면서 자라난다. 어린이의 정서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TV의 만화영화프로를 일본 작품이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시장 개방은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오는데 국내 TV만화영화시장에서는 언제까지 일본 만화영화가 범람해야 하는가.

 한 바탕 논란이 된 데이콤­머독 위성방송과 4월1일 합병으로 무려 200여개 채널을 갖게 될 일본 퍼펙­J스카이B 위성방송 등 국내외 방송환경이 급변하는 시점에서 붕괴위험이 가장 높은 국내 방송시장분야는 바로 만화영화이다. 가격경쟁력과 기획력, 품질면에서 모두 일본에 턱없이 뒤지기 때문이다.

 현재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방영중인 만화영화는 13편. 이중 「달려라 하니」(KBS1)와 「녹색전차 해모수」「열려라 꿈동산」(KBS2) 등 3편만이 국산이고 나머지 10편중 9편이 일본, 1편은 미국작품이다. 대표적 순정만화영화 「베르사유의 장미」(KBS2)는 79년 도쿄무비신사가 제작한 작품이고, 공상만화영화 「신비의 나라 엘하자드」(SBS)는 95년 에노키사, 로봇만화영화 「미래영웅 아이언 리거」(SBS)는 96년 선라이즈사 작품이다.

 케이블TV 만화채널인 투니버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방영되고 있는 30편중 22편이 일본작품이다. 국산은 지상파방송도 여러 차례 내보냈던 「아기공룡 둘리」 1편뿐이다. 인기 스포츠만화영화인 「슬램덩크」는 일본 도에이동화사, 7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모았던 「도전자 허리케인」은 도쿄무비신사, SF만화영화 「드래곤 파이터」와 「캡틴 테일러」는 각각 선라이즈사와 다쓰노코사가 제작한 일본작품들이다.

 일본 만화영화가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첫번째 이유는 가격경쟁력 문제. 국산만화영화 1편 제작비용이 2,000만∼3,000만원인데 비해 일본에서 수입해오는 비용은 편당 300만∼400만원에 불과하다. 투니버스가 2년여의 기획기간을 거쳐 지난 해 제작한 13부작 국산만화영화 「영혼기병 라젠카」는 편당 무려 2억원이 들었다. 제작비로 총 26억원이 투입됐다.

 투니버스 마케팅담당 김성수 대리는 『일본 만화영화는 일본내에서 수차례 방영된 뒤 들어오기 때문에 그만큼 싸다. 더욱이 요즘같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환차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기에는 국내에서 제작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일본이나 미국의 만화영화제작사 하청을 받아 작업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일본 만화영화의 시청률 보장 측면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일본은 1년에 수천편의 만화영화가 제작되고 이중 2, 3편만이 흥행에 성공하는 만큼 이 흥행작이 국내에 수입, 방영될 때 시청률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두 차례씩 재방영됐던 「은하철도 999」(78년 도에이동화사)의 경우 79년 일본 흥행영화 순위 1위에까지 올랐고 사운드트랙 앨범은 일본 역대 앨범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을 정도이다.

 국내 만화영화제작사인 대원동화 김동성 사장은 『현재 케이블TV의 경우 국산만화영화 편성비율은 70%로 고시돼 있으나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지상파 방송은 아예 의무방영비율도 없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또 『국산만화영화의 의무방영비율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내제작 만화영화에 대한 판권담보 형식으로 영세한 국내제작업체에 재정지원을 해주는 등 새 정부의 적극적인 만화영화육성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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