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ASEM·프랑스 아비뇽축제 등/5개월간 미주·유럽돌며 공연 김덕수의 사물놀이가 5개월에 걸친 해외순회공연의 대장정에 올랐다. 데뷔 40주년에 창단기념 20주년의 기쁨이 더해져 뜨거웠던 지난해 국내의 반응을 이제 해외에서 확인하는 사물놀이 한울림의 당찬 도전이다.
지난달 16일 시작, 14일 끝나는 미국 순회공연으로 대장정의 닻은 올랐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뉴햄프셔, 하와이 등 올해는 되도록이면 동서지역을 안배했다. 중·고교 강당에서 연주와 워크숍을 병행한 점이 이채롭다. 덕분에 피닉스처럼 우리 교민이 드문 중소도시에서도 사물의 신명을 생생하게 전할 수 있었다. 이제 미국에서는 사물놀이를 알리기 위한 행사성 공연보다 축제와 교육에 비중을 두자는 판단에서 이러한 시도를 했다. 공연일정은 현지의 재즈클래식 매니지먼트사 「허버트 배릿」이 95년 이후 벌여온 시장조사를 토대로 수립했다.
4월1∼6일은 독일 정부가 베를린에서 주최하는 「세계 문화의 집(Haus der Kulturen der Welt)」 페스티벌의 개막축하공연. 판소리의 안숙선, 승무의 이매방, 독미 재즈그룹 「레드 선」 등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각 부문 최고의 동료들과 이뤄낼 무대가 기대된다. 8∼9일 런던 하이드파크에서는 「레드 선」과 함께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기념공연을 갖는다. 김대중 대통령도 참석한다.
14∼20일 아일랜드공연은 초연이다. 전통 깊은 문화의 도시 더블린의 올림피아극장이 기다린다. 이어 5월22∼30일은 20세기의 마지막 엑스포도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한울림 민속가무악단」과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7월10∼21일 프랑스 아비뇽의 부르봉절벽극장에서 열리는 「아비뇽 페스티벌 50주년」 특별 초청공연은 이번 순회공연의 대미로 부족함이 없다.
현재 「사물놀이 한울림」은 김덕수씨를 비롯, 김한복(징) 신찬선(장고) 박안지(꽹과리) 장현지(북)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산농고 시절 「사물광대」라는 팀을 결성, 호흡맞춰 온 출중한 신인들이다. 이번에는 소고와 열두발춤의 재주꾼 이동주까지 가세, 잔치의 흥겨움을 한껏 끌어 올린다.
82년 해외공연의 불을 당긴 「김덕수패 사물놀이」(사물놀이 한울림의 전신)는 매년 평균 50회, 지금까지 모두 1,000여회의 해외공연을 기록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해외연주단의 내한공연 계획이 줄줄이 「부도처리」되고 있는 요즘, 김덕수패의 해외순회공연은 한국음악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진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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