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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택/국내 최초 사이버 기상캐스터/학비 아르바이트로 시작

입력
1998.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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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산업 유망성에 눈떠/기상청·NASA 등 자료수집 고부가가치 정보로 가공/최근엔 모피회사 컨설팅 밍크코트 수요예측 성과 『이번 일요일은 푸근한 날씨가 예상돼 야외 행락객이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도시락점업, 레저용품점, 등산용품점 등은 평소보다 넉넉한 판매물량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 최초의 「사이버 기상캐스터」 오현택(25·연세대 생물학과 4년)씨.

 그가 매일 하오 10시가 되면 어김없이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제공하는 「기상정보」 내용들이다.

 사이버 기상캐스터는 공중파를 이용하는 기존의 방송 기상캐스터와 달리 인터넷을 통해 날씨 등 일반 기상정보는 물론,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기상정보를 만들어 제공하는 신종 비즈니스. 날씨산업의 유망성과 인터넷의 속보성이 결합해 등장한 새로운 직종이다.

 오씨는 『날씨정보는 기업의 마케팅을 비롯, 국방이나 재난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인터넷 기상정보는 지역·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사업성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경우 일본 웨더뉴스인터내셔널사 등이 90년대들어 인터넷을 이용한 기상정보 맞춤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는 지난해 7월 민간 사업자도 날씨사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아직은 미개척분야.

 오씨가 개념조차 생소한 사이버 기상캐스터의 포부를 품게 된 것은 96년 군제대 직후.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KBS 라디오 정보센터 기상캐스터를 시작한 오씨는 「날씨비즈니스는 돈이 될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기상공부에 나서 지난해 8월 인터넷에 「사이버 기상청」 홈페이지(users.unitel.co.kr/∼bioht)를 개설했다.

 오씨는 이어 PC통신 유니텔의 「기상포럼」(직접 명령어 go tiros) 운영자로 활동무대를 넓히며 사이버 기상캐스터라는 새로운 직종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오씨는 『올여름 학교를 졸업하면 사이버 기상캐스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이미 홈페이지 개설을 계기로 상당수준의 기상자료를 수집해 놓은 상태. 기상청이나 천문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의 정보를 모아 기업 마케팅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정보로 가공,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또 날씨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의 발굴작업에도 힘을 쏟고있다.

 오씨는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은 추운 날씨를 피해 잠시 되돌아 오려던 것을 반란으로 오해해 발생한 역사적인 해프닝』이라며 『날씨를 분석하면 기존의 역사기록이 밝혀내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또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를 분석, 『나폴레옹이 감기에 걸려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았더라면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이겼을 것』이라는 이색주장도 폈다.

 오씨가 구상중인 역점사업은 날씨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기업들에게 날씨 마케팅정책을 조언하는 컨설팅 업무. 오씨는 『날씨를 예측하면 소비자의 수요패턴을 정확히 파악, 마케팅활동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곡식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국 기상정보를 사전 분석해 선물거래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씨는 최근 한 모피회사의 컨설팅 업무를 맡아 큰 성과를 거뒀다.

 오씨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2월말 우리나라는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전국적인 강추위가 예상됐지만 자료분석 결과, 엘리뇨 현상 때문에 평년날씨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며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려 예년보다 빨리 매장을 철수하도록 했고 모피회사는 인건비, 매장유지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씨의 꿈은 국내 최초로 인터넷 기상컨설팅회사를 설립하는 것.

 이를 위해 고혈압지수나 정신질환 발병지수 등 다양한 고부가치 정보를 발굴할 생각이다. 또 기존의 도식적인 일기예보 대신 날씨변화를 음악이나 동영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상예보 시스템도 고안중이다.

 상반기중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 기상활용 전문서인 「돈이되는 기상정보 200% 활용법」을 출판할 예정이다. 오씨는 『사이버 기상캐스터는 21세기 정보사회를 맞아 젊은 네티즌들이 도전해 볼만한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홍덕기 기자 hongdk@krealink.co.kr>

□오현택씨가 뽑은 인터넷 날씨산업 유망분야 4가지

▲맞춤기상정보=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기업성격에 맞는 맞춤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 기업들은 이 정보를 홈페이지에 수록, 가독성을 높이고 업무에 활용한다. 가령 환경관련 기업에는 4계절 대기오염정보를 제공하고, 유통회사의 경우는 온도변화에 따른 구매욕구지수 등을 보내준다. 건설회사에는 근로조건과 밀접한 바람, 강수정보 등을 서비스한다. 현재 일본 웨더뉴스인터내셔널사 등이 상용화하고 있다.

▲소비패턴분석 컨설팅=스키장 등 날씨에 민감한 업종의 기업에게 네티즌들의 소비패턴 정보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네티즌들의 컴퓨터 안에는 홈페이지의 접속기록이 보관된 파일인 「쿠키」가 설치돼 있는데, 컨설팅업자는 이 정보를 분석해 네티즌의 소비패턴을 알아낸다. 예를 들어 컨설팅업자는 쿠키분석을 통해 스키장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을 찾아낸 후 소비패턴을 분석, 숙박업소나 여행사 등 스키장 관련업체에 제공한다.

▲인터넷 날씨교육=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학교나 유치원에 기상현상을 활용한 교육정보를 제공하는 사업. 기상정보는 지리현상, 확률 등의 개념이 복합적으로 포함돼 있어 지리·산수공부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세계의 날씨정보를 제공할 때  도시의 위치나 인구 등에 대한 부가 정보를 함께 제공, 어린이들이 지리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또 강수확률 설명을 통해 논리공부도 할 수 있다.

▲특수기상정보=항공 운송 국방 등 특수업종을 운영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전문화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 맞춤기상정보보다 특화된 기상정보로 전문성이 높은 만큼 부가가치도 크다. 가령 상오 10시께 운송을 시작하는 유통회사의 경우 그 시간대 도로상태나 습도 강수 등 기상정보를 집중 제공한다. 커피 수입상에게는 수입지역의 기상정보를 제공, 선물거래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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