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부처 29개로 축소/내부반발·지방갈등 숙제 「100만 간부 하강(실직)」 홍콩의 주간지 아주주간 최신호(3월2일자)는 49년 중국공산화이후 최대규모인 정부조직개편의 충격을 이같이 묘사했다.
리펑(이붕) 중국 총리는 5일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40개 정부부처를 29개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기계공업부 화학공업부 야금공업부 석탄공업부 국내무역부를 폐지하고 노동부 인사부 민정부는 사회보장부로 통합될 것이 확실시된다. 전력공업부를 국가전력공사에서 흡수하고 철도부 교통부를 교통위원회로, 전자공업부 우전부 방송영화부는 정보산업부로, 국가체육위원회 문화부를 문체부로, 농업부 임업부를 농림부로 통합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또 국가경제무역위원회 국가경제체제개혁위원회 사회경제연구중심을 1개부처로 통합하고 국무원 외사판공실을 외교부로 흡수통합하는 등 부처간 통폐합작업도 진행중이다. 이밖에 장관급 기구인 전국총공회, 공산청년단, 전국부인연합회, 중국장애인연합회, 중국작가협회, 문학예술공작자연합회 등은 순수 민간기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하강이 예상되는 간부규모는 100만명.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향후 3∼5년간 300만명에 달하는 당·정·군 간부들이 하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들의 불만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간부규모는 약 3,000만명. 이들 간부는 중국의 가장 큰 재정부담이 되고 있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이권사업에 개입, 비리의 온상이 돼왔다. 전인대 공작보고에서도 이번 조직개편이 오랜 사회주의 관행으로 비대해진 관료조직을 시장경제에 맞도록 경량화하고 공직사회 부패를 일소하는 데 의의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주룽지(주용기) 상무부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반감도 만만찮다. 통폐합이 거론되고 있는 부처관계자와 이해당사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특히 정부의존도가 높은 농업 임업 광산업부문 통합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농업부와 임업부 통합안이 거론됐으나 의원들이 집단반발,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측통들은 이번 정협사건에서도 보듯이 중앙정부과 지방정부간 대립이 격화하고 100만 하강 간부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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