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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언론재벌 머독·전 홍콩 총독 패튼 법정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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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언론재벌 머독·전 홍콩 총독 패튼 법정대결

입력
199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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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약 패튼 저서중 중국 비판 삭제 불응에 머독측 계약파기 발단 호주 출신의 세계적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영국의 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과 법정에서 맞붙게 됐다. 머독이 패튼의 저서를 출간키로 계약했다가 중국을 비판한 내용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패튼은 지난해 9월 「동과 서」라는 자신의 저서를 머독 소유의 영국 하퍼 콜린스사에서 내기로 했다. 계약금조로 20만6,000달러를 미리 받았다. 프랑스의 별장에 칩거하며 집필에 들어간 그는 지난해 7월 홍콩의 중국 반환때까지 5년간 마지막 총독으로 재직하며 느꼈던 경험을 책에 담았다.

 홍콩반환의 뒷얘기와 중국측과의 비밀협상은 물론이고, 중국정부의 인권정책 등에 대한 가시돋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출판을 앞두고 패튼의 초고를 받아본 머독은 아연 긴장했다. 즉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측면들은 제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홍콩의 스타 TV 등 막대한 이권이 걸린 미디어사업을 중국에서 전개하는 머독으로서는 중국당국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웠던 것이다. 머독은 패튼이 자신의 충고를 「검열」로 간주하며 오히려 역정을 내자 지난주 계약을 파기했다. 패튼이 즉각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당연한 일.

 이에 대해 머독은 3일 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패튼의 책을 검열한 적이 없다며 『그를 부정적으로 생각해 왔으며, 그의 책을 출판키로 한 콜린스사 경영진에 지난해 이미 불쾌하다는 뜻을 전달했었다』고 해명했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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