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에 의결권을 위임한 것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라는 것이지 침해하라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지난해 주총에서 요구했던 사항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24일 저녁 「참여연대」 사무실에 모여앉은 제일은행 소액주주 10여명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임은 3일 앞으로 다가온 제일은행 주주총회에서의 발언을 준비하기 위한 것. 이들은 참여연대와 함께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며 지난해 제일은행의 한보철강에 대한 부실대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표소송을 제기했던 사람들이다. 소송은 아직 진행중이지만 최근의 감자조치로 갖고 있는 주식의 8분의 7을 고스란히 날렸다. 이날의 논의는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해야 경영이 정상화하고 투명한 기업 공개가 가능하다는 데 모아졌다.
참여연대에 주총의결권을 위임한 주주 고찬구(65)씨. 5년여동안 제일은행 주식을 900여주 갖고 있었는데 감자조치 이후 110여주로 줄었다. 『예전에는 주주총회에 선물이나 받으러 갔죠. 총회꾼을 동원해 일사천리로 회의를 진행시키는 것이 한심하다고는 생각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결국 피해가 나에게 돌아오는 줄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다른 한 주주도 『소액주주들이 계속 침묵했다가는 경영진의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제일은행 대표소송에 이어 삼성전자의 사모전환사채 발행과 SK텔레콤의 부당내부거래와 관련해 반대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주주모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문의 이승희·김은영 간사(02)7235052<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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