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서리체제’ 싸고 법적공방 치열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여권은 위헌시비가 있을 수 있는 각료제청권을 고건 전 총리가 행사했기 때문에 김종필 총리서리체제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이 총리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냈는데도 국회자체 문제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만큼 총리서리 임명은 더이상의 국정공백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여권은 이와함께 총리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 계류중인 점은 인정하나 그 때문에 총리서리 임명 자체가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율사출신인 박상천 전 원내총무는 『동의안이 계류중인 상태에서 국회파행으로 수개월간 또는 1년이상 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며 『총리서리 체제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나 국정공백 상황에서의 서리 임명은 합헌·합법』이라고 강조했다. 자민련 이정무 전 원내총무도 『국회에서 임명동의안 처리가 장기 지연될 경우 대통령은 국정공백 방지를 위해 총리서리 임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총리서리가 위법이 아니기 때문에 총리서리가 갖는 권한도 총리와 동일해야 한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총리서리는 총리령을 발할 수 있고 대통령을 도와 내각을 통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은 그러나 총리서리체제가 장기화하는 것은 정치적·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기때문에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점도 아울러 강조하고 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한나라당은 「총리서리」라는 직함 자체가 위법이라 못박고 있다. 총리서리 임명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임명한다」는 헌법조항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국회동의는 총리임명을 위한 당연한 전제이며, 중대한 실질적 요건을 결여한 총리서리는 명백한 위헌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또 국회에 임명동의안 안건이 계류중인 상태에서 총리서리를 임명하는 것은 위법이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각발표에 앞서 3일 상오 기자회견을 가진 조순 총재도 이점을 거듭 강조했다. 조총재는 총리서리를 강행할 경우 법원에 총리서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등 모든 법적·정치적 대응조치를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총리서리의 위법성을 총리임명동의 투표과정과도 연계시키고 있다. 총리 임명동의 투표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한 측은 여당인데다, 투표의 유·무효 판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동의 당사자를 총리서리로 임명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고건 전 총리의 제청을 받아들여 새 내각을 구성한 것 역시 스스로 위헌 가능성을 인정한 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어차피 여당측에서도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으므로 국회가 열리면 총리서리 임명과 상관없이 이미 투표한 표를 개봉해 총리 임명동의 여부를 판가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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