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구여상 전교실에 초고속 인터넷망 설치/분필·칠판 필요없는 국내 첫 ‘전자교과서’ 수업 분필과 칠판이 없는 「사이버 학교」가 등장했다.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동구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조웅)는 이번 학기부터 전학년 30개 교실 전체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설치, 분필대신 디지털화한 「전자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이버 수업을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사이버 학교가 등장하기는 이번 동구여상이 국내 처음.
동구여상의 사이버 수업은 교사 62명 전원이 직접 제작한 「전자교과서」로 진행된다. 교사는 우선 각 학급에 설치돼 있는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한 후 학교 중앙컴퓨터에 수록된 전자교과서의 내용을 불러낸다.
이 내용은 「빔프로젝터」를 통해 교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고, 교사는 레이저봉으로 각 내용을 가리키며 입체수업을 하는 것이다.
조교장은 『사이버 수업은 기존 칠판수업과는 달리 음성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할 수 있고,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 또한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어 학습효과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한국의 관광자원을 주제로 수업을 하다 제주도에 대한 보충자료가 필요하면 인터넷으로 제주의 문화, 역사, 관광자원 현황 등을 제공하는 홈페이지에 접속, 필요한 정보를 즉시 꺼내 활용할 수 있는 것.
영어듣기 수업시 전자교과서의 영문 표현을 마우스로 선택하면 외국인의 실제발음을 들을 수 있다.
동구여상이 국내 최초로 사이버 수업을 하게 된 데는 조교장의 역할이 컸다. 조교장은 96년 11월께 「상업계 고등학교가 주산 부기 타자 등의 낙후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보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아래 학교전산화에 착수했다. 조교장은 재단측을 설득, 이제까지 총 4억∼5억원을 투자해 전학급과 도서관, 멀티미디어실을 초고속망으로 연결했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정보화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40∼50대 교사를 대상으로 전자교과서 제작법, 인터넷 운용방법 등에 대한 스파르타식 교육에 나섰다.
학습지도안을 인터넷을 통해 매주 교장에게 제출하도록 했고, 수업내용도 모두 디지털화해 전자교과서로 만들었다.
조교장은 『학교도 정보화의 흐름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면서 『국내 일선 학교들이 사이버 수업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동구여상의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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