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14개 건설 맞먹는 ‘녹색댐’/대량 실직자 구제도 한몫/환경련 등 국민운동 전개300만㏊의 인공림을 간벌하고 가지치기를 해줌으로써 다목적댐 14개를 건설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물부족에 대비, 2011년까지 30개의 인공댐(추정 소요예산 54조원)을 추가건설키로 한 정부도 이같은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간벌 및 가지치기는 대형공공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어 IMF 사태로 크게 늘어난 실직자 구제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임업연구원 정용호 산림수자원연구실장은 2일 발표한 「녹색댐」(효율적 산림이용으로 얻는 가상의 댐)관련 논문에서 『전국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산림의 절반만 잘 이용해도 57억톤의 수자원을 추가로 산림에 저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실장은 『이는 임하댐(유효수량 4억톤) 14개를 건설할 수 있는 16조원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환경파괴, 국토수몰 등 대형댐의 부작용도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실장이 광릉 임업시험장에서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한 논문에 따르면 빽빽이 조성된 인공림을 성장에 적당한 70% 수준으로 간벌할 경우, 나무가 소비하는 수량이 이전보다 20%나 줄었다. 또 생장을 방해하는 아랫 가지를 쳐주면 그루당 수분증발량이 26% 감소한다. 이와 함께 간벌과 가지치기는 지표식물 생장을 촉진, 유실되던 빗물을 흡수·저장해 스폰지역할을 하게 된다.
이같은 방법을 전체 650만㏊의 산림중 인공침엽수림 300만㏊에 적용할 경우, 연간 수자원 총량 1,267억톤의 4.5%인 57억톤을 산림속에 저장해 둘 수 있다. 이는 현재 톤당 2,700원인 댐조성비를 감안하면 15조3,900억원에 해당한다. 논문은 특히 우리나라 인공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침엽수림은 활엽수림보다 수분 사용량이 많아 이같은 방법에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정실장은 인공 침엽수림을 「녹색댐」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간벌과 가지치기 등에 2조3,000억원, 토사유출방지 시설에 4조5,000억원 등 모두 6조8,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사무총장 유종성)과 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 최열)은 지난달 27일 「생명의 숲 키우기국민운동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앞으로 10년간 1조원을 투입, 국유림 300만㏊에 녹색댐을 조성하면 매년 실업자 10만여명을 흡수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등은 『여당과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의 건의서를 올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정부도 최근 3개월이상 장기실업자를 산림간벌 환경정비 등 공공분야 취로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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