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평가 능력도 없이 영업/피해업체 속출·증시도 교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후 국내기업 사이에서도 기업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하면서 중개업자들의 경험부족과 미숙한 업무처리에 따른 피해기업이 속출,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추지 못한 중개업자들까지도 마구잡이로 M&A 시장에 뛰어드는 바람에 기업거래과정에서 계약금을 떼이거나 경영권 확보에 실패, 오히려 부도를 초래하는 등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도난 T사의 경우가 대표적인 피해사례. 견실한 중견기업이었던 이 회사는 모 중개업체를 통해 금융기관 인수를 추진했다. 중개업체가 지방의 한 종금사를 지목, 40%이상의 지분을 매입했으나 다른 주주들이 연합, 역공세에 나서는 바람에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T사는 30% 프리미엄을 얹어 주식을 사들이는 등 1천억원대의 거금을 무리하게 동원하는 바람에 부도를 내고 말았다. T사 관계자는 『전략적인 실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M&A 대상과 방법 등 모두를 경험없는 중개업체에 의존했던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기업평가분석능력마저 갖추지 못한 M&A 중개업체들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사례도 적지 않다.
중견업체인 A사는 최근 M&A 중개업체를 통해 B건설업체를 알선받아 거래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수억원대의 계약금을 주고 인수계약을 했으나 장부상에 나타나지 않은 부채가 많고 건설면허조차 정지당할 처지에 놓인 사실이 뒤늦게 발견, 인수의사를 철회했으나 매도기업이 『돈이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막대한 계약금이 잠겨 버렸다.
M&A 과정에서 정보유출로 의뢰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들까지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계열사인 종금사의 매각을 금융기관의 M&A팀에 의뢰했던 P사는 이 소문이 흘러나가는 바람에 주가가 폭락하자 서둘러 매각의뢰를 철회, 일반투자자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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