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거래 유의사항

　지난해부터　대기업이　도산하고　금융기관이　문을　닫는　등　국가경제　전반이　신용위기로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신용위기는　단지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거나　보증을　서　준　사람이　돈을　갚지　못하면서　개인들도　파산위기에　몰리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타인과의　금전거래를　할때는　매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금전거래는　명확할수록　좋다　

　금전거래는　「불화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라도　거래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나중에라도　분쟁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돈거래를　할　때는　내용을　상세하게　기재한　문서를　작성,　교환해야　한다.　물건을　사고파는　계약을　할　때는　반드시　계약서를　준비해야　하며　돈을　주고　받을　때는　영수증을　작성하고　즉석에서　확인하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누가　돈을　빌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끼리　금전거래를　할때는　거래하는　상대방의　직업과　주소　등을　주민등록증과　더불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보호자(부모)의　동의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보호자의　동의없이　미성년자에게　빌려준　돈은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인,　즉　회사 등과　거래를　할　경우에도　상대방을　확인해야　한다.　회사로부터　정당한　권리를　위임받지도　못한　대리인이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인과　돈거래를　할　때는　법인인감증명서　위임장　등　제반　서류를　확인,　상대방이　그　회사를　대표하는　정당한　권한을　갖고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돈을　빌려줄　때는　담보를　챙겨라　

　돈을　빌려줄　때는　무엇보다　상대방이　나중에　돈을　갚을　만한　재력과　신용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재력과　신용에　의심이　든다면　담보를　취득해야　한다.　담보에는　「인적　담보」와　「물적　담보」가　있는데　인적　담보는　제3자가　보증이나　연대보증을　서는　것이고,　물적　담보는　부동산에　저당권이나　가등기를　설정하거나　어음·수표　등을　담보로　내놓는　경우이다.

　가정주부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돈의　사용처가　어디인지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가정주부가　빌려간　돈을　자녀의　학비나　식비　등　일상적인　가사비용으로　사용했다면　남편에게도　변제책임이　있지만,　개인적인　사치나　유흥비　등으로　썼다면　남편이　별도의　보증을　서지　않는한　돈을　갚을　의무가　없다.　도박이나　강도　등　범죄에　제공되는　자금인줄　알면서도　고금리를　준다는　꾐에　넘어가　돈을　빌려준　경우에는　상대방이　갚지　않아도　변제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돈을　빌릴　때　유의사항

　돈을　빌릴　때도　계약서상에　부당한　조건이　끼어있는지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이자나　담보관계　등　계약서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금액을　확인한뒤　상대방으로부터　서명과　날인을　받아야　한다.　원금이나　이자를　갚으면　반드시　영수증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채무자가　사망할　경우　빚도　상속된다는　점이다.　1,000만원의　빚을　진　아버지가　사망했다면　자녀가　「상속포기」를　선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자는　상속인인　채무자의　자녀로부터　1,000만원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　인감증명서나　인감도장　등을　함부로　맡기지　않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조철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