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학위해 5억·1억 선뜻/학교 고사에도 뜻 안굽혀/영주선 암사망 농부의 아내도 동양대에 1억기탁 30대에 생을 마감한 서울대 교수의 부친이 수억원의 장학기금을 출연하고 서울대 농대 동문이 총각으로 지내며 평생 모은 1억원을 모교에 기탁,서울대 재학생과 동문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27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연구에 몰두하다 38세에 요절한 고 김태성(경제학부) 교수의 부친 김모(69)씨는 지난해말 5억원의 장학금을 서울대 발전기금에 기부했다. 대구에서 중소 건설업체 T사를 경영하는 아버지 김씨는 『아들의 뒤를 이어 경제학을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둔 김씨는 김교수에 앞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 UCLA에서 석사학위까지 딴 둘째 아들도 몇년전 사고로 잃는 참척의 슬픔을 겪었다. 한두마디 질문에만 겨우 응한 김씨는 『외부에 알릴 일이 못된다』며 더이상의 질문에는 대답을 정중히 사양했다.
서울대 경제학부는 최근 교수 5명으로 위원회를 구성, 김씨가 기증한 돈의 일부는 장학기금으로 남기고 나머지로는 매년 기념 세미나, 특별강연 등을 개최키로 했다.
경제학부 이승훈 교수는 『작고한 김교수는 유자녀가 있을 뿐 아니라 액수도 너무 커 처음에는 수령을 거절했으나 김교수 부친이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대 경제학과 동료교수들은 요절한 천재교수의 두 딸을 위해 「나연,나경에게」라는 추모문집을 지난해말 출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본보 1월1일자 46면 보도)
또 64년 서울대 농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63세로 타계한 백종철씨는 평생 모은 1억원을 누이 종숙씨를 통해 농업생명과학대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백씨는 미혼으로 삶을 마감했다.
서울대 발전기금 관계자는 『김교수 부친이 기부한 눈물의 장학금과 미혼으로 타계한 동문이 유언한 기부금을 받았을 때 가슴이 미어졌다』면서 『이 기금은 후학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 영주시 동양대 인근에서 과수원을 하며 하숙을 치는 이순영(51·경북 영주시 풍기읍)씨도 「가정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남편 변상구(65)씨의 유언에 따라 유산 1억원을 동양대에 기증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환경에서 농업고를 졸업한 뒤 과수원을 해온 변씨는 7개월간 암투병을 하다 1월25일 숨졌다. 동양대는 장학생을 선발, 다음달 2일 열릴 입학식에서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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