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의원 빼가기·표적사정 배제」 등 타진 했을듯 『조순 총재가 야당총재로서 무엇을 요구하는 지를 충분히 말해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잘 알게 됐다』
배석자 없이 진행된 김대중 대통령과 한나라당 조총재의 27일 청와대회동이 끝난뒤 나온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의 발표이다. 두 사람이 공개되지 않은 「깊숙한 대화」를 나눴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조총재는 회동이 끝난뒤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몇가지 말할게 있었지만 오해를 살 것 같아 꺼내지 않았다』며 「감춰진 대화」는 없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대통령에 대한 조총재의 요청과 확인이 주류를 이룬 「비공개 토의」가 있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단독회동을 원한게 한나라당이고 『아무래도 정치적인 약자는 야당이 아니냐』는 이유에서이다. 『조총재가 굳이 이를 공개부인한 것은 대화내용 자체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다.
구체적으로 야권에서는 조총재의 핵심관심사가 크게 세가지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먼저 지적되는게 한나라당의 존립 보장이다. 쉽게 말해 『한나라당 의원들을 빼내가지 말아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박대변인은 공식브리핑에서 이 부분을 지나치듯이 간단하게 언급했지만 실제 대화수준은 훨씬 강도높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음으로 조총재는 여권의 야당의원들에 대한 「표적사정」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김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했을 수 있다. 야권은 여권이 거대 야당의 무력화 또는 의원 빼가기의 수단으로 표적사정을 이용할까 우려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와함께 야당의 정치자금 사정도 절박하다.
김대통령은 이들 사안에 대해 평소 야당의 입장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였으므로 두 사람간의 대화는 매끄럽게 진행됐을게 확실하다.
이밖에 경제청문회, 선거사범처리문제 등도 야권이 주시하고 있는 사안들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포함됐을 개연성이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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